12일 잠실 구장을 찾은 황재균(오른쪽)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롯데 조원우 감독. 사진=이재현 기자
[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현 기자] 롯데 조원우 감독이 지난 시즌 자신과 사제의 연을 맺었던 내야수 황재균(30)과 오랜만에 조우했다.

조원우 감독은 12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내야수 황재균을 언급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했던 황재균은 국내 잔류 대신 미국 진출에 도전했다.지난 1월 우여곡절 끝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던 황재균은 지난 6월 극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바 있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만 18경기에 나서 타율 1할5푼4리(52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던 그는 지난 1일 지명할당 처리 되며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즌을 보낸 황재균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KBO리그에 복귀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재균은 지난 11일 조용히 입국했다. 입국 후 한국에서의 첫 행보는 ‘친정’ 롯데 선수단 방문이었다. 황재균은 12일 “(전)준우형과 (강)민호형의 부름을 받고 선수단을 찾았다. 무척 반가웠다”라는 짧은 소감만을 남긴 채 자리를 피했다.

손아섭을 비롯한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던 황재균은 원정 라커룸에서 조원우 감독을 조용히 만나 약 15분 간 대화를 나눴다. 라커룸 안에서 진행 된 대화였기에 정확한 내용은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30여분 뒤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조 감독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황)재균이가 미국에서 고생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지만, 크게 미련은 없다고 하더라.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기라도 해서 참 다행이다. (메이저리그 경기 출전은)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 아니겠는가”라고 답했다.

황재균으로부터 여러 사연을 들었던 조 감독은 그 중에서도 살인적인 이동거리와 얽힌 사연에 혀를 내둘렀다. 황재균이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당시 직접 경험한 일을 전해들은 것.

조 감독은 “마이너리그에서는 야간 경기를 마치고 자신의 집에 도착하면 오전 1시라고 하더라. 문제는 다음 날 비행기를 타고 원정지로 떠나야 할 때라고 한다. 무조건 경기 다음날 첫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되면 오전 5시쯤 집에서 나서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되면 3~4시간만 잠을 청한 뒤,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전세기가 없기에 본인이 직접 공항에 가서 비행기를 타야 한다. 물론 매일 같이 이런 일이 반복되진 않았겠지만 이동거리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 미국 생활이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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