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무쇠팔’ 고 최동원은 ‘한국시리즈 4승’이라는 KBO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최동원의 진정한 전성기를 아마추어 시절로 기억하는 야구 올드 팬들도 많다.

경남고 시절에는 17이닝 노히트 노런, 한 경기 20탈삼진, 42이닝 1실점과 같은 믿기 힘든 성적을 남겼고, 연세대 시절에도 23연승 신화를 이룬 것을 비롯해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사진=박대웅 기자
최동원과 비교하기에는 초라하지만 연세대의 에이스에서 롯데의 새내기로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투수가 있다. 바로 2018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33순위에 지명된 김동우가 그 주인공이다.

김동우는 올해 대학야구에서 총 15경기에 등판해 5승무패 평균자책점 2.81(48이닝 46피안타 7볼넷 41탈삼진 15자책점)을 기록했으며, 지난 시즌에도 4승1패 평균자책점 2.73의 성적을 남긴 가운데 두 차례나 감투상을 수상, 연세대의 하계리그전과 왕중왕 야구대회 준우승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특히 올해는 최덕현 코치와의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최고 시속 140km대 중반까지 직구 스피드를 끌어올렸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등을 연마해 한층 위력적인 사이드암 투수로 진화했다.

높은 순번으로 호명된 것은 아니지만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채흥(한양대),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정성종(인하대)에 이어 대학 투수 중에서는 3번째로 프로에 지명되며 대학 무대에서의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지명 직후 김동우는 “중하위권 정도를 예상했는데 4라운드에 뽑혀서 얼떨떨했다”고 운을 뗀 뒤 “최동원 선배께서 연세대 선배이시기도 하다. 이번에는 롯데라는 팀에서 그 뒤를 따를 수 있게 돼 너무나도 영광이다”며 감격에 젖은 모습을 보였다.

김동우는 이어 “어린 시절부터 TV 중계를 통해 본 부산 사직구장은 야구 열기가 정말 뜨거웠던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롯데 팬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나도 그 곳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곤 했다”며 이같은 기회를 준 구단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또한 “강민호 선배님과 배터리 호흡을 함께 맞춰본다면 그 역시 영광일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야탑고 3학년 시절이었던 2013년 13승3패 평균자책점 2.09의 맹활약을 펼치고도 대학 진학을 택한 김동우는 4년 간 대학무대에서의 경험이 본인을 더욱 성장시킨 계기가 됐을 것이라 확신했다.

사진=박대웅 기자
지난 4월 강원도 횡성에서 열린 대학야구 주말리그 고려대전을 마친 뒤 최덕현 코치에 대한 감사 인사를 반드시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김동우는 “4년 동안 감독님과 투수 코치님께서 몸 관리를 너무 잘 해주셔서 부상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다시 한 번 은사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한 본인의 스타일이 파워 피처는 아니지만 땅볼 유도에 능한 만큼 이번 겨울 훈련에서 경쟁력을 살려 2018시즌 1군 무대에서 팀에 필요한 자원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2017시즌 신인 강동호가 원광대 졸업 후 즉시 전력감으로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사실을 김동우 역시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롯데에 가세한 신인 투수만 무려 7명, 이 가운데 대졸 투수도 3명이나 있지만 김동우도 치열한 내부 경쟁에서 밀려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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