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현 기자] 두산 유희관(31)이 호투를 펼쳤음에도 타선의 침묵과 불펜진의 난조 속에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7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10회 연장 접전 끝에 3-7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패했지만 두산의 선발 투수 유희관은 크게 나무랄 데 없는 호투를 펼쳤다. 7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한 것. 하지만 2-2로 맞선 8회초 무사 1루에서 경기를 마치며 경기 승패와는 상관없이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이번에도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한 그다.

올시즌 25경기에 나서 8승6패, 4.8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유희관은 두산 선발진의 주축 중 한 명.

하지만 유희관은 지난달 3일 대구 삼성전 이후 펼쳐진 5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 기간 유희관의 평균자책점은 승리 없이 4패 6.2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물론 난타를 당한 경기도 더러 있었지만 이 기간 운도 따르지 않았다. 유희관은 지난달 20일 수원 kt전에서는 강우 콜드 완투패(5이닝 2실점)를 기록했고, 가장 최근 경기였던 1일 광주 KIA전에서는 6.1이닝 5실점(3자책)으로 패했다.

어떻게든 부진을 끊고자 했던 유희관은 7일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총 106개의 공을 던진 그는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에 성공할 정도로 경기 내용은 준수했다.

시작은 깔끔했다. 1회 1탈삼진을 곁들여 kt의 공격을 삼자범퇴 처리한 것. 하지만 2회는 다소 아쉬웠다. 2회초 선두타자 윤석민을 좌익수 실책으로 출루시킨 유희관은 유한준에 볼넷까지 내주면서 흔들렸다.

무사 1,2루에서 박경수에게 병살타를 유도해내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2사 3루의 위기에서 유희관은 장성우에게 끝내 중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기록했다.

2회 첫 실점은 있었지만 3회는 나름 순탄하게 흘러갔다. 3회초 2사에서 이진영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로하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을 허락지 않은 것.

4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유희관은 5회엔 수비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벗어났다. 5회초 1사에서 오태곤에 우전 안타를 맞았던 유희관은 1사 1루에서 정현을 마주했다.

이 때 정현은 유희관을 상대로 끝내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냈지만, 이는 오재일의 슬라이딩 캐치에 단 번에 걸렸다. 오재일은 우선상에서 잡아냈기에 포구와 동시에 글러브로 1루 베이스를 찍었다. 오태곤은 정현의 타구가 안타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2루로 향했기에 속절없이 아웃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앞선 이닝에서 호수비의 도움을 받았던 유희관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6회초 선두타자 오정복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은 것. 2사 이후엔 윤석민에게 중전안타까지 내줬다. 다행히 유한준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은 막아냈지만 아쉬움이 남는 이닝이었다.

투구수가 다소 여유 있었던 유희관은 7회에도 글러브를 꼈다. 6회 아쉬운 피홈런이 있었지만 유희관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1탈삼진을 솎아내면서 kt의 공격을 단 세 타자로 처리했다.

유희관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8회초 선두타자 정현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것. 투구수도 100개를 넘긴 상황이라 두산은 즉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나 뒤이어 등판한 김명신은 계속된 2사 1,3루 위기에서 윤석민에 적시타를 맞고 실점을 막지 못했고, 유희관의 실점 기록 역시 3점으로 늘어났다.

야속하게도 타선은 유희관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인 9회에 들어서야 점수를 추가했다. 가까스로 패전의 위기에선 벗어났지만 결과적으로 유희관에겐 타선 침묵만큼이나 8회 불펜진의 난조가 무척 뼈아프게 다가왔다.

올시즌 유희관은 불펜진의 난조로 총 6차례나 선발승을 놓친 바 있다. 이는 두산 선발진 전체에서 가장 많은 수치. 물론 올시즌 그가 10명의 승계주자를 남겨놓았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하나, 불펜의 승계주자가 20명에 달했던 함덕주가 2차례 승리를 놓친 것에 비한다면 유독 불운했던 것은 분명하다. 여러 불운이 겹친 유희관은 그렇게 시즌 9승 도전을 다음기회로 미뤄야 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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