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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따라갈 수 있을까 싶었다. 팀 타선의 컨디션을 보고 선발을 조기에 내렸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타 카드를 적재적소에 투입했다. 김기태 감독의 작전이 통했다.

KIA는 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1안타를 쳐낸 팀 타선과 불펜의 활약을 앞세워 5-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KIA는 74승 1무 44패가 되면서 4연승 달성에 성공, 2위 두산(70승 3무 49패)와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이날 선발 정용운은 후반기 들어 모두 3경기에 나왔는데, 2경기를 대량으로 실점하며 고개만 숙이고 내려갔다. 2군에서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이날 선발로 간택, 경기에 나섰다.

첫 타자 민병헌을 상대로 5구째 공을 던졌는데, 이게 중전 안타로 연결됐다. 조기 대량 실점의 악몽을 두 번이나 겪은 정용운의 표정이 피안타 이후에 묘했다.

어쨌든 투수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제구도 좋았고 나쁘지 않았다. 원래 구속으로 승부하는 선수는 아니니, 자신감 있게 던지면 된다. 김기태 감독도 이를 바라고 있었다.

2번 류지혁에게 2루수 내야땅볼을 이끌어내며 선행주자 민병헌을 잡았다. 3번 박건우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사 2, 3루가 됐다. 4번 김재환에게도 얻어맞았다. 잘 대비했다면 병살로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2루수 안치홍의 수비가 아쉬웠다. 공이 빠지면서 적시타가 됐고 0-1이 됐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는 양의지를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했지만 3루 주자를 막지 못하며 추가로 실점했다. 0-2다.

이어 나온 에반스를 상대로 볼넷이 나오며 2사 1, 2루가 됐지만 7번 오재일을 떨어지는 변화구로 잡아내며 2실점으로 겨우 끝냈다. 길고 길었던 정용운의 1회였다.

그리고 1회말에서 김기태 감독은 조용히 팀 타선을 지켜봤다. 정용운이 1회 2실점이다. 2회에 올라가면 추가로 실점할 여지가 있다. 따라갈 수 있는지, 아니면 먹히는지 둘 중 하나였다.

결국 팀 타선이 살아야 승부를 걸 수 있다. 그렇게 1회말, KIA는 이명기의 홈런과 최형우의 적시타 한 방으로 2-2,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전반적으로 팀 타선의 감이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2회가 됐다. 정용운이 선두타자 오재원을 상대로 볼넷을 내줬다. 그래도 좀 더 버틸 수 있을 것이라 봤다. 그런데 허경민을 상대로 연달아 볼 2개가 나왔다.

김기태 감독은 고민하지 않았다. 이날 팀 타선이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듯 보였다. 그렇게 홍건희가 2회부터 올라왔다. 엄밀히 말해서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다.

이기면 칭송을 받지만, 지면 온갖 비난을 다 떠안아야 한다. 그리고 홍건희는 허경민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김기태 감독의 빠른 결단이 효과를 본 셈이었다.

이어 2회말, KIA는 선두타자로 나온 안치홍이 시즌 18호 겸 좌월 솔로포를 쳐내며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3회초, 양의지에게 희생타를 내주며 3-3이 됐지만, KIA는 멈추지 않았다.

3회말 2사 3루에서 최형우가 다시 역전에 성공하는 적시타를 쳐내며 4-3이 됐다. 이후 무득점이 이어졌고 7회말에 가서야 다시 득점이 나왔다. 주인공은 KIA였다.

KIA가 카드를 꺼냈다. 1사 이후, 8번 김주형이 내야 안타를 쳐냈다. 대주자 고장혁이 들어갔다. 그리고 9번 백용환 타석에서 대타 김주찬을 투입했다. 그리고 우익수 앞 안타를 쳐내며 1사 1, 3루가 됐다.

이후 KIA는 1번 이명기가 좌익수 앞 안타를 때려내며 5-3으로 달아났다. 홍건희-고효준으로 이어진 불펜이 나쁘지 않았기에 7회에서 승부를 건 것이 정확하게 주효했다.

KIA는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고 김윤동-김세현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1회 정용운을 과감하게 내린 결단,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던진 7회 김주찬 카드까지, 이날만큼은 '작전 감독' 김기태였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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