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배영수가 23일 경기 전 부정투구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잘못을 인정했다. 사진=박대웅 기자
[스포츠한국 수원=박대웅 기자] 한화 배영수(36)가 변명 없이 부정투구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배영수는 23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kt전을 앞두고 최근 부정 투구 논란의 중심에 선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앞서 배영수는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 도중 부정투구에 해당될 수 있는 동작을 취했다. 당시 본인의 허벅지에 로진백의 가루를 묻힌 뒤 공을 문질렀는데 KBO 야구 규칙 8조 2항 ‘투수 금지사항’에 따르면 이는 명백히 부정투구에 해당되는 행위다.

하지만 롯데 측의 별다른 항의가 없었고, 심판 역시 이를 발견하지 못하면서 배영수가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단지 중계화면에 부정투구 행위가 잡혔고, 한 야구 팬이 이를 우연히 발견하면서 뒤늦게 논란이 번졌다.

문제는 배영수가 4월27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투구폼을 바꾸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동작을 취해 항의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같은 일이 지속되면서 과거 삼성 시절 부정투구 의심 행동이 담긴 영상들마저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포되기 시작했고, 많은 팬들이 그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배영수는 담담한 표정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배영수는 “다 내 잘못이다”고 운을 뗀 뒤 “이 자리에서 변명하고 싶지 않다. 잘못했기 때문에 어제도 많은 반성을 했다. 상대에게 불편할 행동을 했고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그런 일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영수는 논란의 동작들에 ‘의도’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눈을 꼭 감고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이내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도 있었다.

그는 “솔직하게 18년 동안 마운드에 서왔는데 계획적인 행동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답답했던 것이 사실이다”고 눌러뒀던 속마음을 드러냈지만 이내 “모두 내 잘못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일이다. 여기서 더 많은 말을 꺼내면 핑계로 들릴 수밖에 없다. 단지 정면 승부를 해왔고 비겁하게 야구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한 오해만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규정상 금지되는 행동을 습관적으로 해왔다는 점은 배영수도 분명히 인정했다. 배영수는 “로진백 가루를 묻히고 공을 가져다댔다. 선수로서 규정을 몰랐다면 그 역시 변명이고, 당연히 알아야 하는 부분이다. 그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습관을 고치기 위해 더욱 주의하고 신경써서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상군 감독 대행은 “만날 때마다 (배)영수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더라. 많이 힘들어보였다”고 운을 뗀 뒤 “호텔에서 해당 영상을 봤는데 내가 봤을 때에도 충분히 상대에게 오해받을 행동을 했다. 영수도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대에게 오해할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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