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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위태위태하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낸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KIA가 열심히 달려왔는데, 후반기 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23일 기준, KIA는 69승 1무 41패(승률 0.627)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아홉수 느낌이 난다. 전날 롯데전에서 패하면서 4연패에 빠졌다. 70승 고지가 이상하게 높아보인다.

믿었던 선발 양현종도 4실점을 내주면서 18승 달성에 실패했다. 더 심각한 것은 팀 타선이었다. 4연패 동안 타선은 6득점에 그쳤다.

한 경기가 아닌, 한 이닝 12득점을 무려 두 번이나 한 KIA다.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세운 것도 다른 팀이 아니라 올해의 KIA다. 그런데 후반기가 되니 전혀 다른 느낌이다.

그 사이, 중위권에서 어슬렁 거리던 두산이 2년 연속 챔피언의 위용을 드러내며 어느새 4.5경기 차이로 KIA를 바짝 뒤쫓고 있다. 대략 30경기 남았다. 아직 모르는 상황이다.

지금의 타이거즈를 보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해가 있다. 바로 2009년과 2011년이다. KIA가 2009년 'V10'을 완성할 때도 그렇게 쉽게 이룬 것은 아니었다.

그해, 후반기 들어 KIA는 선두였다. 그런데 3위에 있던 SK가 갑자기 광폭 질주를 시작했다. 막판 20경기에서 무려 19승 1무를 기록, 무패 행진을 보이며 대추격에 나섰다.

KIA 역시 9월에 연패에 빠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말 아슬아슬했다. 그렇게 KIA는 81승 4무 48패(승률 0.609)로 마무리 했고, SK는 두산을 제치고 2위에 올라 80승 6무 47패(0.602)를 찍었다.

KIA가 1승이 더 많고 1패도 많았다. 말 그대로 승차 없이 승률에서 극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KIA가 잘한 것도 있었지만 SK의 상승세가 그만큼 무서웠다.

그럼 2011년을 보자. 당시의 KIA도 전반기를 선두로 마무리, 2009년 우승 이후 3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듯 했다. 꽤나 가능성이 엿보였다. 팀 전력도 좋았다.

지금은 사라진 윤석민이 당시 팀을 이끌던 에이스 선발이었다.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달성했고 팀 타선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부상 선수들이 하나 둘 등장, 전력에서 이탈하더니 연패가 더 많아졌다. 그렇게 전반기에 52승을 따냈음에도 후반기 46경기에서 18승에 그치며 4위로 추락했다.

우여곡절 가을야구는 진출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SK에게 당하고 그대로 1승 3패, 한국시리즈는커녕 가을야구의 꿈도 단번에 사라졌다.

2009년과 2011년, 두 해는 올해 KIA의 행보를 예상할 수 있는 시즌이다. 2009년 당시 KIA는 지금의 두산처럼 매섭게 달려오는 SK의 추격을 뿌리치고 1위에 등극,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2011년은 스스로 붕괴, 1위에서 4위까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다가 조용하고 쓸쓸하게 시즌을 마무리 했다. 물론 승수로 보면 올해 KIA의 4위 추락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2위 추락은 아무도 모른다. 과연 올해의 KIA는 어떤 해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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