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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KIA가 두산을 상대로 뼈아픈 2연패를 당했다. 독주 체제를 굳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오히려 골치아픈 상황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KIA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내준 KIA는 69승39패1무로 시즌 70승 사냥을 또다시 미루게 됐다. 두산과의 대결 전까지 8경기 차의 압도적 선두에 올라 있었지만 그 격차가 6경기로 줄어들었다.

물론 NC와의 경기에서 2승을 챙겨놨기 때문에 운명의 4연전 고비를 무난하게 넘긴 편인 것은 사실이지만 NC보다 기세가 좀 더 좋은 두산에 일격을 당했다는 점에서 타격은 상당하다.

실제 두산은 7월 이후 26승9패1무로 7할이 훌쩍 넘는 승률을 기록하면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KIA 역시 20승12패1무로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약 50일 동안 4.5경기나 따라잡혔다. 이 기간 두산이 36경기, KIA가 33경기를 소화했는데 남은 일정(KIA 35경기, 두산 34경기)도 이와 비슷하기 때문에 선두 자리를 안심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KIA에게 조용히 찾아온 몇 가지 불안 요소도 있다. KIA는 NC, 두산과의 4연전 동안 타선이 도합 10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올시즌 팀 타율 3할5리로 리그 최강의 면모를 이어왔으나 지난 4경기에서는 타율이 2할4푼4리에 머물렀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타선은 마운드보다 일반적으로 기복이 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두산의 맹렬한 추격이 시작되고 있는 현재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선수들이 조바심까지 낸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여지도 있다.

마운드의 경우 불펜진이 전반기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안정을 찾았으나 선발진에서 문제가 생겼다. 헥터-양현종의 원투 펀치가 건재하지만 팻딘이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임기영, 정용운이 부상 및 부진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해있다. 물론 전날 경기에서 임시 선발 임기준이 5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고, 정용운, 임기영이 복귀한다면 다시 전력이 두터워질 수는 있으나 시즌 초중반 때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김기태 감독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상위팀들 사이에서 6경기를 따라잡힌다는 것은 분명 좀처럼 일어나기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KIA가 남은 35경기에서 20승(15패)만 추가해도 두산은 34경기에서 26승8패를 기록해야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KIA에게는 20승 추가가 현실적으로 크게 어려운 목표가 아니지만 두산은 7월부터 올라온 페이스를 시즌 막판까지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다. 7.5경기 차의 NC에게는 상대전적에서도 앞서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여유가 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더라도 결국 두산 또는 NC와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남은 맞대결에서는 기세를 절대 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KIA는 또 한 번의 임시 선발 배힘찬 카드로 19일 SK전을 치러야 한다. SK는 후반기 페이스가 크게 떨어졌지만 최근 2연승을 기록했고,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해 마지막 사활을 걸고 있는 팀이다. 다음주에는 4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분위기가 절정에 달한 롯데, 최근 7경기 5승2패의 한화를 만나며, 8월26일과 27일에는 NC, 8월31일과 9월1일에는 두산 등 또 한 번 상위권 팀들과의 대결도 기다리고 있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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