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관련해 내년 프로야구 일시중단 기간이 확정됐다. 사상 최초로 전임 감독제로 운영될 야구 대표팀의 일정 윤곽이 조금씩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리그 중단은 지난 2014년 대회와 달리 큰 차이가 없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KBO는 지난 13일 내년 KBO리그 경기 편성 일정을 확정했다. 발표된 여러 원칙들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역시 후반기 2연전 체제였다. 이를 두고 여전히 논란은 뜨겁다. 하지만 이번 발표 내용 가운데 2연전 체제 유지만이 중요 사안은 아니었다. 바로 2018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리그 중단 기간이다.

내년 아시안게임은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린다. 야구가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인 만큼 아시안게임 기간 중 리그 중단은 불가피했던 일.

일단 KBO는 2018년 8월 17일부터 9월 3일까지 정규시즌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소 짧은 휴지기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리그 중단 시점과 동시에 대표팀을 소집할 경우, 본선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2014년에 비한다면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2014시즌에도 KBO리그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이유로 리그를 중단했다.

당시 리그 중단 기간은 2014년 9월 15일부터 같은 달 30일까지였다. 당시 대표팀 선수들 역시 15일부터 소집됐다.15일의 휴지기에 비한다면 내년은 사흘이 더 늘어난다.

하지만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실패를 만회하고 국제대회 호성적을 위해 선동열 전 KIA 감독을 전임 감독으로 앉힌 상황을 감안한다면 대표팀에게 주어진 준비기간이 여전히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

KBO의 2018시즌 일정 발표에 앞서 NC 김경문 감독은 "KBO가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면 선동열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해야 옳다. 그가 원하는 대로 리그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10개 구단 감독들도 대표팀의 호성적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평소 야구계 각종 현안에 말을 아껴왔던 김 감독이지만 야구대표팀 이슈만큼은 제 목소리를 냈던 그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감독 경험이 있던 그였기에 누구보다도 대표팀 감독의 고충을 잘 알고 있던 것.

일단 당사자인 선동열 감독은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중요한 것은 리그 중단 기간이 아니라 실제 대표팀 소집 기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그는 스포츠한국과의 전화 통화에서 “KBO와 리그 중단 기간을 두고 협의한 적은 없다. 아마 KBO는 아시안게임 일정을 고려해 중단 기간을 계획했을 것이다. 2018년 리그 중단 기간의 길고 짧은 것에 대해 불만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중단 기간과 대표팀 소집 기간이 반드시 일치해야 하는 법은 없는 것 아닌가. 물론 개인적인 생각인데다 내년의 일이지만 아시안 게임 대표팀 소집 기간을 리그 중단 기간 보다 조금 앞당기는 방법도 충분히 고민해 볼 수 있다”라고 답했다. 확답은 피했지만 그가 내심 중단 기간 이전 대표팀 조기 소집을 원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물론 선 감독의 견해가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매 경기의 결과가 순위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치는 KBO리그다. 10개 구단들이 리그 일정 도중 핵심 선수의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대표팀에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

다만 선수 입장에서는 조기 소집에 따른 손해가 크지 않다. KBO가 지난 1월 대표팀 관련 규약을 손질했기 때문. 개정된 규약에 따라 KBO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선수들에 한해 공식 소집일 부터 해산일까지 FA 등록 일수를 산정하여 보상하고 있다.

결국 리그 중단 기간이 아닌 소집 기간, 쉽게 말해 조기 소집 가능 여부가 향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추후 10개 구단과 KBO. 여기에 선동열 감독의 의견이 어떻게 조율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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