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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나지완에게는 사실 그런 말 자체가 나와서는 안된다. 기복 없이 떨어지지 않게, 계속 잘해줘야 한다."

채찍처럼 보인다. 좀 더 잘해야 한다고 다그치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니다. 이제는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에 급급한 수준을 넘어 리그 최정상급 타자이길 원하고 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이야기다. 나지완이라는 선수가 해줘야하는 김기태 감독 나름의 기준메 맞춰 시즌 막판까지 계속 긴장하면서 매 경기를 치르길 바라고 있다.

나지완은 올해 팀 내 지명타자로 꾸준히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팀의 4번을 맡고 있었다. 주축 가운데서도 핵심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중심타순이 아니다.

3번에 버나디나, 4번은 100억 최형우가 버티고 있다. 그리고 5번에는 2루수 안치홍이 다소 주춤하지만, 그래도 3할 이상의 타율을 보여주고 있다.

KIA가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을 때, 나지완은 6번 자리에 나선다.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이다. 그리고 2회 공격에서 상대가 새롭게 맞이하는 중심타선이기도 하다.

1회 팀 타선의 핵이 3번과 4번이라면 2회는 단연 6번 나지완과 7번 이범호다. 나지완이 6번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팀이 빅이닝을 얻어내거나, 혹은 무기력하게 고개만 숙이게 된다.

하지만 나지완의 기록이 다소 울퉁불퉁 한 것은 사실이다. 원래 나지완은 선구안, 볼 고르는 눈이 상당히 좋은 선수다. 출루율에 장점을 가지고 있다보니 가끔 1번 타순에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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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공을 잘 골라내서 1루로 가거나, 아니면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어 좋은 공이 오게 하고 장타를 쳐낸다. 그렇게 전반기는 3할2푼6리 16홈런 63타점을 기록했다. 나름 괜찮았다.

장타율은 0.580에 출루율 역시 0.423으로 OPS가 1.003이었다. 삼진 59개를 내준 것이 좀 많아 보이지만, 볼넷 35개와 더불어 사구도 15개나 얻어냈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기세가 꺾였다. 홈런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지난 7월 12일 NC전 이후, 한 달 가까이 홈런이 나오지 못했다. 지난 5일 한화전에서 쳐낸 것이 후반기 첫 홈런이었다.

8일 기준, 후반기 15경기에서 50타수 11안타 타율2할2푼 1홈런 15타점에 그쳤다. 장타율도 0.300, 출루율도 0.344에 그쳤다. 이렇게 기복이 크니, 김기태 감독도 안타까운 눈치다.

본인 스스로가 풀리지 않고 후반기 부진이 깊어지니, 장점이었던 나쁜 공을 잘 골라내는 눈이 흐려지고 자꾸 방망이가 나간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김 감독은 '조급함'을 이야기 한다.

그는 "찬스가 왔을 때, 쳐내지 못하고 삼진을 당하게 되면 아무래도 타석에서 급하게 마음을 먹을 수 밖에 없다"라며 "그래도 지난 한화전에 홈런도 쳐내면서 다시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KIA는 1번부터 9번까지 전 타순에 있는 선수가 모두 강하다. 2번의 김주찬, 3번의 버나디나, 4번의 최형우, 7번의 이범호까지 피할 곳이 없다.

6번에 있는 나지완이 전반기 이상의 활약만 다시 해준다면 KIA는 보다 수월하게 선두 수성을 할 수 있다. 나지완이 '페이스 유지'라는 말 자체가 나오지 않는 그런 선수가 되길 김 감독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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