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팀이 이겼으니 됐죠. 생각보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두산은 27일 오후 6시30분 수원 kt wiz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5-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올시즌 최다 연승 기록인 7연승을 달성했다.

두산 민병헌.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날 경기에서도 두산은 어김없이 투·타의 조화를 이뤄 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타선에서는 2타점에 성공한 양의지와 마운드에서는 6.2이닝 2실점으로 시즌 11승(6패)을 따낸 니퍼트가 단연 돋보였다.

하지만 이날 정작 두산 원정팬들의 가장 큰 환호를 이끌어낸 선수는 따로 있었다. 바로 30일 만에 1군 엔트리에 합류해 곧장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외야수 민병헌(30)이었다.

지난달 25일 잠실 롯데전에서 박세웅의 투구에 맞아 손가락이 골절됐던 민병헌은 이틀 후인 같은달 27일 1군에서 말소 돼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전기 치료를 받으며 빠른 복귀를 도모했다. 전기 치료는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뼈를 고정시켜 치료하는 방식이 아닌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도록 치료가 이뤄졌기에, 빠르게 훈련까지 나설 수 있었다는 것이 민병헌의 설명. 부상 당시만 하더라도 8월 내 복귀가 예상됐지만, 민병헌은 부상 후 약 4주 만인 지난 25일 퓨처스리그 이천 LG전에 선발 출전하며 1군 복귀를 빠르게 타진했다.

25일과 26일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6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던 민병헌은 1군 복귀전에서도 멀티 출루에 성공하면서 2군 경기에서의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였다. 이날 6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민병헌은 2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비록 타점은 없었지만 이정도면 대성공으로 귀결된 경기였다. 그러나 사실 민병헌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배트 스피드 등 여러 면에서 자신감도 있었지만 그는 스스로 1군 선수들의 빠른 공에 재빨리 적응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었다. 1개월 가까이 강속구들을 타석에서 직접 눈으로 지켜보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2회초 첫 타석부터 kt 외국인 투수 로치의 4구째 시속 146km의 투심 패스트볼을 때려내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로치가 일반적인 외국인 투수들에 비한다면 유독 빠른 공을 가진 투수는 아니지만, 강속구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

0-1로 끌려가던 4회초 1사 2,3루에서 볼넷을 얻어내기도 했던 민병헌이었는데, 선구안 역시 부상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자신의 복귀전에서 팀이 승리까지 거둬 기쁨을 더할 수 있었던 민병헌. 하지만 그는 덤덤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가장 먼저 “팀이 승리를 거뒀기에 그것만으로도 만족 한다. 팀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두산 민병헌. 스포츠코리아 제공
다소 낯설게 느껴질 것 같아 걱정했었던 1군 선수들의 강속구 역시 예상 보다 눈에 잘 들어왔다는 것이 그의 설명. 민병헌은 “경기 전 예상보다 1군 선수들 공이 잘 보였다. 몸 상태도 걱정했던 것 보다는 나쁘지 않았는데, 1군 경기 템포에 맞춰 빠르게 적응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민병헌의 빠른 적응에 두산은 그저 흐뭇할 따름이다. 그를 포함해 양의지까지 부상에서 돌아온 만큼, 사실상 투·타 모두 완전체 전력으로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테이블세터는 물론 중심 타선까지 믿고 맡길 수 있는 민병헌은 두산에게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7일 “몇 경기를 지켜본 뒤, 민병헌을 상위 타순에 배치해야 할지 검토해보겠다”라고 밝혔다. 복귀전부터 청신호를 켠 만큼, 민병헌이 올시즌 자신의 원래 자리였던 리드오프로 배치될 날도 머지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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