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한국야구의 첫 대표팀 전임감독이 탄생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인물이 발탁됐다. 바로 선동열 전 WBC 대표팀 코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선동열(54) 전 WBC 대표팀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2020년 도코올림픽까지다.

선 감독의 지휘 하에 한국야구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도쿄올림픽까지 4개의 국제대회를 치르게 된다.

이미 선 감독은 지난 2006년 제1회 WBC 투수코치를 시작으로 2007년 아시아 선수권,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제4회 WBC까지 여러 국제대회에서 투수코치로 활약했다.

선 감독의 존재감이 가장 두드러진 대회는 2015년 11월에 열렸던 프리미어 12였다. 당시 사령탑 김인식 감독과 함께 대회를 이끈 선 감독의 비중은 코치 그 이상이었다.

우완 투수를 비롯, 확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에이스가 없었다. 마운드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선 감독은 이를 적재적소에 알맞는 선수 교체와 불펜 활용으로 극복했다.

특히 4강에서 만난 일본과의 경기에서 선 코치의 투수 운용은 말 그대로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였다. 선발 이대은이 3.1이닝만 소화하고 조심스레 내려갔다.

뒤이어 차우찬-심창민으로 허리를 이어갔고 정우람-임창민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리고 팀 타선이 9회 역전에 성공하면서 경기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때가 되자 선 감독은 마무리 정대현과 이현승을 투입해 9회 1이닝을 확실하게 틀어막고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상대 선발이 160km 강속구를 밥 먹듯 뿌리는 오타니였음에도 한국은 막판 집중력과 완벽한 타이밍의 불펜 기용으로 승리를 챙겼다.

그렇게 한국에게 초대 우승팀의 기쁨을 안겨줬고 그 자리에는 선동열 코치가 함께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지난 3월에 열린 제4회 WBC였다.

3회 WBC에서 네덜란드에 발목을 잡혀 1회전 탈락의 수모를 겪은 한국이었다. 설욕의 기회였다. 그러나 똑같은 패턴, 그대로 당했다.

첫 경기에서 이스라엘에 패했고 네덜란드에 완패하며 자존심이 구겨졌다. 변화의 바람이 필요했다. 김인식 전 감독이 남긴 유산은 대단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종전처럼 프로팀 감독이 임시방편으로 맡는 사례는 더더욱 해답이 될 수 없었다. 대표팀 체질 개선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임감독이 시대적 요구였다.

이제 선동열 감독으로 시작으로 한국야구 역시 전임감독제로 접어들게 됐다. 암울해진 한국야구의 새로운 혁신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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