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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박대웅 기자] 두산 니퍼트가 극적으로 승리 요건을 갖추며 외국인 최다승 타이 기록을 노려보게 됐다.

니퍼트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6이닝 6실점(5자책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시즌 9승6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한 니퍼트는 6월 중순부터 극심한 하락세를 나타내며 3연패 수렁에 빠졌지만 7월 2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챙긴 가운데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해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번 한화전은 니퍼트에게 더욱 특별한 등판이었다. 통산 89승을 거둔 상황에서 1승을 더 추가할 경우 리오스와 함께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승에서 타이를 이룰 수 있었기 때문. 또한 2015년을 제외하면 개인 통산 6번째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채울 기회이기도 했다.

이날 니퍼트의 경기 내용은 좋지 못했다. 총 108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8피안타를 얻어맞았고, 이 가운데 피홈런만 3개를 내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니퍼트가 한 경기 3피홈런을 기록한 것은 통산 3번째. 이 가운데 잠실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같은 아쉬움을 경험했다.

하지만 타선이 니퍼트를 도왔다. 3회부터 지속적으로 득점을 지원했고, 1점 차로 뒤진 6회말에는 기어이 역전을 이뤄내며 니퍼트에게 승리 요건을 선물했다.

1회초부터 니퍼트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선두타자 이용규가 본인이 때린 타구에 부상을 당해 김원석으로 교체됐지만 니퍼트는 곧바로 김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정근우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폭투를 범해 1사 2루에 놓였고, 김태균과의 승부 때 또 한 번 폭투가 나오면서 실점 고비에 몰렸다. 그러나 니퍼트는 김태균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로사리오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매듭지었다.

니퍼트는 2회 1사 후 양성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다시 한 번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이번에는 실점을 피해가지 못했다. 최진행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얻어맞고 2실점을 떠안았다.

니퍼트는 3회초 공 11개로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서서히 안정을 찾아나갔다. 이어진 3회말에는 박건우와 오재일이 각각 솔로 홈런, 투런포를 때려내면서 3-2 역전에 성공, 니퍼트의 부담을 덜어주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니퍼트는 4회초 또다시 홈런을 얻어맞고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선두타자 로사리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후 이번에는 송광민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에도 니퍼트는 양성우에게 볼넷, 최진행, 최재훈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하지만 한화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가 두 차례나 나왔고, 야수들의 도움을 통해서 추가 실점을 가까스로 틀어막았다.

니퍼트의 홈런 악몽은 5회에도 계속됐다. 4회말 두산이 4-4 동점을 만들었지만 니퍼트는 5회 선두타자 김원석에게 좌중간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다시 한 번 주도권을 한화에 넘겨줬다.

5회말 두산이 김재환의 솔로포로 응수하면서 니퍼트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됐다. 1사 후 니퍼트는 최진행에게 스트라이크 낫아웃 및 포수 박세혁의 송구 실책으로 허무하게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최재훈에게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얻어맞아 1루 주자가 홈까지 파고드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5-6으로 리드가 다시 한화 쪽으로 넘어간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니퍼트는 김원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어이 스스로의 힘으로 6회를 매듭지었고, 결국 기적과도 같은 행운이 찾아왔다. 6회말 두산이 무사 만루 기회를 잡은 가운데 최주환과 정진호, 박건우가 나란히 타점을 기록하면서 극적인 뒤집기를 이뤄냈기 때문.

한편 두산은 7회부터 김성배를 두 번째 투수로 올렸고, 경기는 두산이 8-6으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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