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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전반기를 6위로 마쳤다. 41승 40패로 5할 승률도 넘었다. 문제점도 분명 드러났지만, 대신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LG의 후반기는 훨씬 더 흥미로울 것 같다.

시즌 초반, LG는 차우찬 영입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옆집 두산이 장원준을 데려오면서 우승의 방점을 찍었던 것처럼 LG도 마운드에 힘을 실어서 작년보다 더 좋은 전력을 갖추게 됐다.

실제로 허프-류제국-차우찬-소사-임찬규로 이어지는 5선발은 리그에서 수준급이었다. 5선발 자체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팀이 별로 없었다. 사실상 LG가 유일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거기에 양상문 감독이 2014시즌부터 갈고 닦은 불펜진의 힘까지 더해지자 LG는 리그 선두권에서 순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발목을 잡은 것은 타격이었다.

LG의 타격은 타 팀에 비하면 훨씬 젊고 경험이 꽉 채워진 선수들이 많지 않다. 이천웅, 양석환, 이형종, 채은성, 김재율, 강승호와 같은 선수들이 현재 LG의 주전이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선수는 박용택, 정성훈, 손주인, 그리고 오지환 정도 뿐이다. 사실상 LG는 계속 타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이는 한번 침체가 되면 끝도 없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혹은 한 경기에서 몰아치고 몇 경기는 다시 침묵 속으로 빠진다는 단점이 있다. 전형적인 메가트윈스포 부작용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땅굴만 파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말해 한번 상승세를 타면 무섭게 치고 올라간다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지난 2014시즌이 그랬고, 지난 2016시즌이 그랬다. 모두 후반기 들어 연승모드에 돌입,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9위에서 4위로 올라온 기적, 그리고 작년 가을야구에서 KIA를 잡고 넥센을 잡고 NC까지 위협한 포스트시즌의 사실상 진짜 주인공이었다.

LG는 나름 뒷심이 있는 팀이다. 2013시즌 이후로 4년간 3번이나 가을야구 진출한 팀이다. 마운드는 강하니 타선이 탄력을 받아 터지기 시작하면 막기 힘든 것이 LG다.

그렇게 본다면 전반기를 6위로 마친 것은 사실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초반에 너무 상위권에 오래 있던 것이 기대감을 크게 만든 원인 중 하나였다.

5위 두산과의 승차는 1경기, 4위 넥센과도 2경기다. 3위 SK 역시 4경기다. 조금만 타오르면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순위다.

전반기 끝 무렵에 선발진이 주춤했지만, 후반기 들어 차우찬이 무리없이 복귀하고 허프가 부상을 빨리 털고 재합류 하게 되면 5선발 로테이션은 무리없이 돌아갈 예정이다.

거기에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친 윤지웅의 빈 자리를 잘 채우고 임정우의 복귀로 불펜진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마운드는 확실히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데 타선은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김용의, 문선재와 같은 선수도 있지만, 관건은 4번 히메네스다.

LG의 팀 장타력은 0.407로 리그 9위다. 아무리 잠실을 쓰고 있다고 해도 장타력이 너무 떨어지니, 팀 타선 자체에 힘이 없다. 멀리 쳐낼 수 없으니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는 것이 힘들다.

자연스레 도루 시도가 늘어나게 되고 설령 죽더라도 어쨌든 뛰어야 하는 가혹한 운명에 놓인 것이 LG다. 히메네스에 대한 결론을 최대한 빨리 내리는 것이 LG에게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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