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동윤. 사진=이재현 기자
[스포츠한국 대구=이재현 기자] SK의 우완 투수 정동윤(20)이 퓨처스리그 올스타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미래를 기대하게했다.

15일 오후 5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북부 올스타팀(경찰청, 고양(NC), 두산, 화성(넥센), SK, LG)과 남부 올스타팀(상무, 롯데, kt, 삼성, KIA, 한화)간의 2017 KBO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은 3-3, 6회 강우 콜드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역대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은 물론 1군 선수단 올스타전을 통틀어 강우 콜드 게임이 나온 사례는 이번이 처음(강우 노게임 제외)이다.

이날 SK는 겹경사를 맞았다. 올스타전 MVP는 물론 우수투수상까지 SK 선수들이 휩쓸었기 때문. MVP는 외야수 최민재가, 우수투수상은 SK의 우완 기대주 정동윤이 수상했다. 이날 그는 3회부터 구원 등판해 1.2이닝 동안 피안타는 물론 4사구 하나 없이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무승부로 끝났던 경기인 만큼, 그가 우수투수상을 받는 것은 당연했다.

지난 2016년 SK의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성한 정동윤은 193cm, 103kg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직구가 매력적인 선수. 여기에 슬라이더와 서클 체인지업도 자유롭게 구사 할 수 있다. 고교 졸업이 즈음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한 때 미국진출설이 나돌 만큼,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입단 첫 해였던 2016년은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 허리 부상으로 인해 리그 경기를 책임질 수 없었던 것. 결국 그는 마운드에 오르는 대신 보강훈련에만 집중하며 아쉽게 2016년을 보내야 했다.

굳은 각오로 시작했던 2017시즌. 그는 퓨처스리그 15경기에 나서 2승2패, 2홀드 4.3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4,5월에는 선발과 불펜진을 오갔지만 6월에는 선발 투수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모양새.매우 준수했던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는 퓨처스리그 올스타에 선발 되면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허나 정동윤은 단순히 올스타 선발에 만족하지 않았다. 결국은 1군에 합류해야 한다는 것. 특히 자신과 같은 해에 SK에 입단한 김찬호의 모습을 보며 그는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김찬호는 올시즌 1군에서만 3경기에 등판해 6.00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14일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만났던 정동윤은 “김찬호와는 자주 연락하는 사이인데, 그가 짧게나마 1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1군 무대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다. 올해 시범경기 때 잠시나마 1군 선수단에 합류한 적이 있지만 정식으로 1군에서 활약해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경기에 뛰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익숙함·편안함을 의식적으로 경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1군에서 자신이 선발로 나선 경기에 김찬호가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는 그림을 항상 꿈꾸고 있다는 정동윤. 그는 올스타전을 통해 잠시나마 지금 이 순간을 즐길 법도 했지만 온통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방법만 골몰하고 있었다. 그는 “프로 입단 이후 첫 풀타임 시즌 이다 보니 체력이 살짝 떨어지는 것 같다. 구속이 140km 초반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이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구속을 올리는 것이 후반기의 당면과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체인지업은 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슬라이더는 올시즌 들어 각을 좁혔고, 구속까지 올리고자 애를 쓰고 있다. 사실 올시즌 성적도 썩 만족스럽지 않다. 다만 성적이 아예 전무했던 지난해를 생각해본다면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도중 정동윤은 현장을 지나던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으로부터 “김광현을 쏙 빼닮은 체형이라 미래가 기대 된다”라는 덕담을 듣기도 했다. 그러자 정동윤은 “김광현과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출신인데다 SK까지 오게 됐는데, 실력까지 빼닮을 수만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라고 웃어보였다.

하지만 정작 정동윤이 꼽은 자신의 롤모델은 김광현이 아니었다. 바로 윤희상이었다.

“저 역시 윤희상 선배와 같은 우완 투수입니다. 게다가 윤희상 선배는 2012년부터 매 시즌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신 것 같아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윤희상 선배와 직접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제 2의 윤희상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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