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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최근 프로야구에서 신인이 이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데뷔 시즌에 1군 외야의 한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넥센 이정후(19)다.

해태의 전설이었던 현 MBC스포츠플러스 이종범 해설위원의 DNA를 그대로 물려 받은 이정후는 올해 넥센에 입단한 신인이다. 그런데 기록을 살펴보면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정후는 전반기 전경기인 86경기를 다 뛰며 315타수 103안타, 타율 3할2푼7리 2홈런 31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4할3푼8리, 출루율도 3할9푼3리로 준수했다.

일단 넥센에서 전경기를 뛴 선수는 이정후가 유일하다. 선발이든 교체든 일단 매 경기마다 그라운드에 나와 방망이를 휘두르고 글러브로 공을 잡는다.

또한 지난 9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1번 중견수로 나와 시즌 100번째 안타를 쳐냈다. KBO리그 역대 고졸 신인 가운데 7번째로 100안타를 쳐낸 타자로 이름을 남겼다.

후반기 60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경기당 평균 안타수를 감안다면 이정후의 올시즌 예상 안타수는 170안타 전후가 된다.

일단 팀 내에서 100안타 이상을 쳐낸 선수는 114개의 서건창이다. 그 다음이 이정후다. 팀 내 2위다보니 전체 리그로 봐도 기록이 상당하다.

타율만 봐도 리그 14위인데 최다 안타만 보면 10위다. 쟁쟁한 선배 선수를 제치고 신인 선수가 지금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는데, 감독 입장에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다.

장정석 감독 역시 "발도 빠르다보니 선발로 나오지 않은 경기에서도 대수비, 대타로 나서게 하는 경우가 있다. 활용도나 쓰임새가 많은 선수다"라고 칭찬한다.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31개의 볼넷을 얻어낼 수 있고, 도루도 가능한데 3할대 타율을 쳐내는 선수가 있다면 자연스레 그 선수가 떠오를 수 밖에 없다.

팬 역시 이정후의 활약을 놓칠 리 없다. 그렇게 지난 2009년 KIA 신인이었던 안치홍 이후 처음으로 팬 투표로 뽑힌 신인 올스타로 선정, 올해 별들의 잔치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지금 정도의 활약이라면 사실 신인왕 타이틀 역시 따논 당상이다. 경쟁자가 전무한 상황이라 이정후의 수상이 유력하다.

한편 아버지 이종범 해설위원의 경우, 데뷔 첫 해인 1993년에 시즌 전경기인 126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 133안타를 쳐냈다. 당시 그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였지만 아쉽게도 삼성 양준혁에게 타이틀을 넘겨줬다.

과연 이정후가 올해 아버지 이종범의 데뷔 시즌 안타를 뛰어 넘어 신인왕 타이틀까지 차지할 수 있을지 점점 더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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