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LG의 좌완 불펜 투수 윤지웅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 큰 물의를 빚었다. 잠잠했던 프로야구계의 음주 운전 논란이 수면위로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사고 전날이었던 9일이 LG의 간판타자 이병규 현 스카이스포츠 해설 위원의 현역 은퇴·영구결번식이 있었던 날이기에 LG팬은 물론 야구팬들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

LG 윤지웅. 스포츠코리아 제공
윤지웅의 행동은 안 그래도 전직 심판과 구단 고위관계자간의 금품 수수 논란으로 이미 떠들썩한 프로야구에 돌을 던진 셈이다.

프로야구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중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음주사고다. 야구 선수는 공인으로서 어린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이들의 음주 사고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이유다.

윤지웅은 경찰에 “두 차례 술자리를 가졌는데, 첫 번째 자리를 마치고는 대리 운전으로 이동했지만 두 번째 자리를 마쳤을 때는 시간대가 대리 운전을 부르기 힘들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은 다 변명에 불과하다.

선수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중요한 것은 언제나 자기 관리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날 경기가 없어도 새벽 6시까지 술 마시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단순히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를 비난할 수도 없고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내일 경기에 지장이 없을 정도만 마시는 것이 진정한 프로 의식이다.

야구선수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만큼, 책임감도 뒤따라야 한다. 일반인들도 해서는 안 될 음주 운전을 공인인 야구 선수가 저지르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정호 사건만 보더라도 겸손함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갑작스럽게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이 됐지만 이에 따른 책임감이 부족했고, 인성적 문제가 결국 밖으로 드러나 그동안 받았던 관심보다 훨씬 큰 질타를 받게 됐다.

하지만 단순히 선수 개인에게 당부만 할 것이 아니라 예방 교육도 선행이 돼야 한다. 실제로 NC의 경우, 연고지 내 해당 기관의 경찰서와 연계해 한 시간 정도 음주 운전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는 했다.

경찰관들이 직접 찾아와 한 시간 가량 음주 사고와 관련된 동영상도 보여준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처참한 사고가 발생한 모습을 보게 되면 아무래도 선수들이 음주운전과 관련해 한 번쯤은 더 생각하게 된다.

각심을 가지는데 해당 교육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외국인 타자였던 테임즈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아쉬울 따름이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가끔은 잘 못된 행동 역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 못을 습관처럼 하는 태도가 문제다.

굳이 강정호 뿐만 아니라 다른 야구인들도 상습적인 음주운전 문제로 물의를 빚은 이들이 더러 있다. 재발 방지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벽도 마찬가지겠으나 음주운전을 해도 적발 되지 않았던 사례들이 일종의 흥미로 다가오지는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제는 구단 차원이 아니라 KBO 차원의 음주 운전 예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KBO가 해야 할 일들이 그런 것들이다.

지난해 10월 20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비슷한 시기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테임즈(당시 NC)가 사과했던 모습. 스포츠코리아 제공
연맹 차원의 교육기관이 이제는 만들어 져야 한다. 음주 사고는 매년 터지고 있는 실정이다.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음주 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는 다 원인이 있다는 것인데, 야구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계속해서 음주 사고가 발생한다면 프로야구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저 덮을 일이 아니고,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하고 바꿔나가면 그만이다.

연맹의 교육으로도 부족하다면 구단의 관리 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 선수가 술을 마시고 운전한 부분도 문제지만, 구단 역시 선수 관리에 대한 책임은 있는 것이다. 확률을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관리 시스템의 일환으로 일종의 대리운전 계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야구선수들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선수 개인에게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이 아니다. 선수가 내야하는 막대한 금액의 벌금도 벌금이지만 출장 정지 징계로 인해 프로야구 경기에서 스타 선수를 볼 수 없다는 것도 팬들에게는 큰 손실이다. 구단의 이미지 역시 추락하는 것도 막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자신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도로 위에서 피해를 본 운전자들이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 행위다. 음주운전은 범죄라는 경각심이 선수들 사이에 자리잡기를 바란다.

박명환 스포츠한국 야구 칼럼니스트·해설위원/ 現 야구학교 코치, 2017 WBC JTBC 해설위원
정리=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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