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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리그 타율 1위? 사실 저도 어이가 없죠." "상무에 있던 2년간, 그 때의 시간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김선빈은 리그 타율 1위다. 13일 현재 82경기에 나서 280타수 107안타 타율3할8푼2리 48타점 2홈런을 기록 중이다. 신장은 165cm로 크지 않지만, 타격으로는 그 누구보다 큰 타자다.

지난 2년간 그는 상무에서 군 생활을 했고 전역해서 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주전 유격수로 뛰면서 맹타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 KIA가 강해진 이유를 꼽는다면 4번 최형우와 더불어 9번 타순의 김선빈이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사실 '김선빈의 타격'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컨택 위주의 간결한 스윙을 떠올리는 팬들이 많다. 밀어치기에 능하거나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유형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런에 올해는 다르다. 당겨치는 타구도 굉장히 많은데, 장타율이 무려 0.489나 된다. 9번 타자의 장타율로 보기엔 너무 높다. 그만큼 힘이 좋아졌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달라진 힘의 근원에 대해 김선빈은 하체라고 언급한다. 그는 "이전에는 타격폼이 높은 편이었다. 이용규 형의 폼을 따라하려고 했는데, 그 때는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많았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러다보니 변화구 대처가 쉽지 않았다. 특히 커브가 어려웠다. 지금도 그렇지만 커브는 꼭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더라. 그런데 지금은 타격폼을 아주 낮게 하고 하체를 안정 시키니 확실히 힘이 붙은 것 같다"라고 비결을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렇다. 현재 김선빈의 타격폼을 보면 아주 낮다. 덩치 큰 포수가 뒤에 있으면 높이의 차이가 없을 정도다. 원체 신장도 작은 편인데, 마치 땅을 파고 들어갈 정도의 느낌처럼 낮고 또 낮다.

김선빈은 농담처럼 "사실 그냥 서 있어도 높이는 비슷해요"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하체가 안정이 되고 중심이 잡힌 상태로 힘을 모아 타격을 하니 타구에 힘이 제대로 실린다.

실제로 김선빈이 쳐낸 107개의 안타 가운데 2루타 이상의 장타가 26개다. 25% 정도다. 적지 않다. 게다가 2루타 개수가 24개다. 4번 타자인 최형우와 함께 팀 내 공동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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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한 홈런 타자보다 2루타 이상의 장타을 많이 만들어낸다. 낮으면서도 단단해진 하체 중심의 타격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는 자연스레 김선빈이 현재 장착하고 있는 검투사 헬멧과도 연결이 된다.

그는 "자세가 점점 낮아지다보니 아무래도 공에 맞을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기더라. 이미 한 차례 경험한 적이 있어서 심적으로 편하기 위해 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타격자세도 좋아졌고 얼굴도 보호하게 되면서 마음도 편해졌다. 그렇게 안타 개수가 점점 늘어나고 타율도 꾸준히 3할 중반대를 유지하더니 전반기 막판이 됐지만, 여전히 3할7푼과 8푼대를 오고가고 있다.

김선빈은 "사실 상무에 있을 때,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고 경기도 많이 나서다보니 기술적이나 체력적인 부분이 조금은 더 좋아진 것 같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어 "이렇게 장타율이 높은 줄도 몰랐다. 그냥 안타 1개 치면 이왕 쳐낸 김에 하나 더 쳐보자, 그런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며 "사실 잘 맞은 타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타구가 안타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운도 많이 따라오는 것 같다"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타율 1위라는 것에 대해 김선빈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지금이 후반기 끝을 향해가는 시점이면 몰라도 이제 막 전반기가 끝나는 상황이라 여전히 변수가 많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는 "타율 1위, 사실 제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라고 말하며 웃은 그는 "확실히 결혼을 하고 나니, 책임감도 생기고 열정도 더 생기고 야구에 대한 절실한 마음이 더 생기는 것 같다. 2년간 2군 경기 하면서 관중도 많지 않고, 덥기만 했다"고 말한다.

이어 "우선은 팀 성적이 중요하다"며 "팀 타선 전부가 모두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는 것 같다. 어쨌든 후반기 들어 빨리 1위 확정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올스타전 끝나고 첫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매우 중요할 것 같다. 팀이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더 많은 승수를 챙기면 좋겠다"라며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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