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문승원.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현 기자] 최근 커브로 재미를 봤던 SK의 영건 선발 투수 문승원(28). 하지만 두산에게는 그의 커브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SK는 29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파죽의 연승 행진도 '6'에서 마감됐다.

이날 경기 SK의 결정적 패배 요인은 역시 선발 투수 문승원의 난조였다. 이날 문승원은 5이닝 동안 9피안타(3피홈런) 1볼넷 6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6패째.

지난 시즌 초반 팀의 5선발로 각광받았으나 5월 이후 체력 저하로 선발진에서 이탈했던 문승원은 올시즌을 앞두고 이를 갈았다.

비시즌 기간동안 럭비 선수 출신 트레이너를 만나 체력 향상에 온 힘을 기울였다. 문승원은 당시를 떠올리며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문승원은 올시즌 들어 또 하나의 무기를 장착했다. 바로 커브다.

문승원은 이미 다양한 구종을 던질 줄 아는 선수였지만, 그는 올시즌 들어 커브의 구사 비율을 2배 가까이 높였다. 7.7%였던 커브 구사율은 한 시즌만에 13.1%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커브의 피안타율은 1할5푼6리에 불과하다.

실제로 문승원은 자신의 6월의 상승 비결로 커브를 꼽았다. 그는 “커브가 상대에게 잘 통하다보니, 자연스레 성적도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시즌 자신에게 한 차례도 승리를 내주지 않았던 두산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올시즌 두산을 상대로 2차례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5.6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던 문승원은 이날 역시 두산의 타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날 문승원은 직구가 철저하게 공략당하면서 힘겨운 경기를 펼쳤는데, 더욱 뼈아픈 것은 커브마저 예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날 그는 커브를 16차례 구사했는데, 이 중 스트라이크로 연결된 공은 9개였다.

여기에 문승원이 기록한 9피안타 중 2피안타가 커브에서 비롯 됐는데, 특히 1-5로 끌려가던 4회말 커브가 공략 당해 기록됐던 오재일의 우월 솔로포는 가장 큰 아쉬움 중 하나였다.

1스트라이크 2볼에서 가운데로 몰린 4구째 시속 122km 커브는 일발 장타력을 갖춘 오재일에게는 손쉬운 먹잇감에 불과했다. 오재일의 홈런은 사실상 문승원의 패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직구는 물론 믿었던 커브마저 크게 흔들린 문승원. 주무기는 물론 신무기마저 상대에게 차단당한 문승원은 그렇게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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