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 SK와이번스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이재현 기자] 2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는 SK 최정(30)이 자신을 상대로 유독 강했던 NC 이재학과의 천적 관계를 마침내 청산했다.

SK는 22일 오후 6시30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13-6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폭발한 타선이었다. 그 중에서도 1홈런을 포함해 이날 4타점 경기에 성공한 최정의 방망이(4타수 3안타 1홈런 2득점 4타점)가 가장 반짝였다.

사실 SK의 간판 타자 최정은 유독 이재학에 약했다. 지난 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총 3시즌 간 16타수 1안타에 불과했던 것. 특히 지난 시즌 이재학을 상대로 최정은 6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쳤고, 급기야 이재학이 등판할 때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2016 홈런왕의 굴욕 아닌 굴욕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은 이러한 양상이 조금 달라질 조짐이다. 올시즌 이재학과 2차례 맞붙었던 최정은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썩 좋은 성적은 아니었으나, 지난 3시즌간의 성적과 비교한다면 크게 나아진 모습.

이날 경기에서도 최정은 이재학에게 크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강했다.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이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한 그다. 0-0으로 맞선 1회말 2사에서 중전안타를 뽑아낸 것.

비록 득점이나 타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는 2회 맹활약의 전조 현상이었다. 2회말 2사에서 나주환의 2타점 적시타로 3-2 역전에 성공한 SK는 후속 타자 최정이 경기에 쐐기를 박아주길 기대했다.

천적을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최정은 보란 듯이 이재학의 4구째 공을 받아쳐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점수차가 2점차로 벌어졌던 순간. 이후 한동민의 우월 3점포를 통해 득점까지 성공한 최정은 대량 득점의 기쁨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이재학이 3회말 1사 이후 조기 강판됐음에도 최정의 불 붙은 타격감은 식을 줄 몰랐다. 오히려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10-2로 앞선 3회말 1사 1,2루에서 NC의 두 번째 투수 정수민을 상대했던 최정은 그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월 3점포로 연결했다. 시즌 25호 홈런.

최정의 시즌 25호 홈런은 SK의 승리를 확정짓는 사실상 자축포였다.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던 최정은 해당 홈런으로 개인 통산 25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전까지 KBO리그 역사상 14명만 보유하고 있었던 대기록의 15번째 주자가 된 것. 그렇게 최정은 팀의 대승을 이끈 것은 물론 개인기록마저 챙겨갔다.

과거의 천적 이재학은 오히려 최정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천적마저 극복한 최정. 현재로선 상대를 가리지 않고 터져 나가는 그의 불방망이를 가로막을 투수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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