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채근 감독.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일본과 대만을 꼭 잡겠습니다.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좋은 성적을 내고 싶습니다."

한국대학야구연맹(회장 김대일)은 22일 오는 8월에 열리는 2017대만 유니버시아드대회 야구 종목에 출전하는 22명의 선수를 최종 확정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장채근 홍익대 감독은 선수 선발과 관련해 `이기는 팀을 구성했다'고 자평했다.

한국은 역대 유니버시아드에서 한 번도 우승을 따내지 못했다. 야구는 1997년 이탈리아 시칠리아 대회부터 정식 종목에서 사라졌지만 20년이 지난 2015년 광주 대회에서 선택 종목으로 부활했다.

하지만 한국은 대만에 밀리며 3위에 그쳤다. 이번 대만 대회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것이 대표팀의 각오다. 이를 위해 대학야구연맹은 지난 1일 장채근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하고 빈틈없는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 장 감독은 홍익대를 대통령기와 하계리그 우승 포함, 2관왕에 올려놓으며 대학야구 최강의 팀으로 만들었다.

그는 지도력은 대학야구에서 그치지 않았다. 작년 11월 멕시코에서 열린 U-23 야구 월드컵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프로 및 대학 선수를 이끌고 세계 4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이끌어냈다.

올해 시작된 주말리그에서도 홍익대는 상반기 조별 예선 1위를 차지하는 등 대학야구 최강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사령탑 경험이 탄탄한 장 감독은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 감독은 "국제대회는 항상 부담이 크다. 하지만 연맹의 전폭적인 지원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8월 1일부터 선수들과 함께 합숙훈련도 예정되어 있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픈 마음이 크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난적 일본과 대만을 잡아야 우승에 도달할 수 있다.

특히나 대회 개최지가 대만이다. 한국 팬들도 익히 아는 것처럼 대만은 홈 텃세가 심하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도 한국 성인대표팀은 대만의 텃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장 감독은 "일본과 대만을 8강 정도에서 잡아야 결승에 나갈 수 있다. 특히 대만은 원래 쉬운 팀이 아닌데, 이번 대회가 대만에서 열린다. 더욱 어려운 상대임이 분명하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대만에 밀리며 3위에 그쳤다. 단기전, 그리고 이길 수 있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 장 감독은 선수 선발 및 구성과 운용을 일찌감치 계획했다고 밝혔다.

장채근 대만유니버시아드 한국대표팀 감독
하지만 이번 대표팀 선발을 놓고 뒷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선수 소속 학교의 비율이 균등하지 못한 때문이다. 그러나 장 감독은 "감독으로서 이길 수 있는 야구를 하기 위한 선수 선발이었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장 감독은 "일본과 대만을 이기기 위해 고심해서 선수를 선발했다. 단기전에는 수비가 중요하다. 이길 수 있는 야구를 하기 위해 각 포지션에 알맞은 선수를 택했다"고 선수단 구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그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많은 것을 느꼈는데 공이 빠른 투수를 많이 데려갔지만 1이닝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는 볼이 좀 느리더라도 제구력 위주의 실전에서 곧바로 투입, 길게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위주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대학야구 자체가 선수층이 그리 두텁지 못한 것도 있고 애초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 자체가 많지 않다. 게다가 올해는 유난히 예년에 비해 대학야구 자체가 약하다는 평가도 많다. 타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멀리 치고 장타력이 좋은 타자를 작년에 데려갔는데 막상 유용하게 활용하지 못했다.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단기전 특성상 홈런이나 장타가 언제 터질지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국제대회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오히려 발이 빠르고 공을 맞추는 능력이 좋은 컨택 위주의 선수들이 자주 나가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그래서 4위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장타력을 가진 선수들이라고 해도 주말리그에서 쳐낸 홈런이 많아봐야 5개 언저리다. 또한 일본과 대만에서 나오는 투수 역시 145~150km를 뿌릴 수 있으니 이에 대처하려면 홈런 타자로는 쉽지 않다는 것이 장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쉽게 넘어지지 않는 팀이 되기 위해서는 수비 위주, 번트에도 능하고 발이 빠른 선수들이 나서는 것이 좋다.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이에 걸맞는 선수를 대거 선발했다"며 "홍익대 최경모의 경우, 발 빠른 2루수이며 동국대 구본혁도 마찬가지이고 중앙대 이국필, 한양대 최현성, 홍익대 장성훈도 모두 빠른 선수들이다"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뛰는 야구'가 금메달 공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장 감독이 생각하는 대표팀 선발 기준은 '이길 수 있는 팀,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다. 빠른 공을 던지고 공을 멀리 쳐낼 수 있는 타자도 좋지만, 좀 더 효율적인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을 원하고 있다.

격년제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대회는 만 17세부터 28세까지 대학 또는 대학원생과 전년도 졸업생까지 출전이 가능한 종합 국제대회로 지난 2015년에는 광주에서 개최, 한국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대만대회는 8월 19일부터 30일까지 12일간 열전을 펼친다.

대표팀 명단
▲ 감독=장채근(홍익대) ▲ 코치=남재욱(제주국제대 감독) 고천주(송원대 감독) 김용위(경남대 감독) ▲ 투수(10명)=윤희영(경성대) 이정용(동아대) 이상동(영남대) 설재민 안도원(이상 홍익대) 최채흥(한양대) 정성종(인하대) 김동우(연세대) 박희주(동의대) 윤중현(성균관대) ▲ 포수(3명)=최우혁(홍익대) 고성민(경성대) 정진수(연세대) ▲ 내야수(5명)=서호철(동의대) 구본혁(동국대) 이호연(성균관대) 최태성 최경모(이상 홍익대) ▲ 외야수(4명)=이국필(중앙대) 장성훈(홍익대) 최현성(한양대) 이재훈(영남대)

예선 조 편성 및 한국대표팀 경기일정
▲ 대회 일정=조별 예선(8월 20~23일) 본선(8월 25~29일) ※ 24일 휴식일
▲ A조=한국 대만 체코 프랑스
▲ B조=일본 미국 멕시코 러시아
▲ 한국대표팀 예선 일정=체코(20일) 프랑스(22일) 대만(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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