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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지난 16일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제 늘 방망이가 얼어붙었던 비야누에바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한화는 지난 16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15-1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2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26승38패를 기록,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8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kt는 2연패에 빠진 채 40패(25승)째를 떠안게 됐다.

이날 한화는 6홈런을 포함해 무려 19안타를 집중시키는 화력을 앞세워 짜릿한 재역전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kt 역시 5회에만 8점을 기록하는 등 18안타 14점으로 만만치 않은 화력을 과시했지만 결국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조금 더 뜨거웠다.

김태균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한화는 차일목을 제외한 선발 8명의 타자가 나란히 안타를 기록했고, 6명의 선수가 멀티히트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한 경기 6홈런은 지난 2009년 4월30일 청주 LG전 이후 무려 2969일 만에 나온 팀 기록이었다.

무엇보다 로사리오는 KBO 통산 3번째 4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7타점 5득점을 기록하는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며 승리의 중심에 우뚝 섰다.

이처럼 기록 잔치 속에 값진 승리를 거머쥔 한화지만 이같은 타격감을 17일 경기에서도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화는 이날 비야누에바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올시즌 비야누에바는 승패를 제외한 기록만 살펴보면 정상급 피칭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경기에서 6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가운데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으며, 이닝당 출루 허용률(0.91), 피안타율(0.206)에서도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을 뿐 1위에 올라있는 선수들보다 더 좋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비야누에바는 단 1승 밖에 챙기지 못한 가운데 무려 4패를 떠안았다. 1승조차 4월19일 LG전에서 8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고 3-0의 진땀승을 따내면서 극적으로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타자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같은 불행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올시즌 비야누에바는 9이닝 당 득점 지원이 1.94점에 그쳐있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가장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한 페트릭(2.78점)과 비교해도 격차가 상당하다.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는 팀 동료 배영수(8.49점)의 기록을 감안하면 그동안 비야누에바가 얼마나 외로운 피칭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2012시즌 22번의 퀄리티스타트와 평균자책점 2.66의 성적을 남기고도 KBO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 달성에 실패했던 류현진조차 9이닝 당 3점 이상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물론 류현진의 경우 종종 타선의 대량 득점이 나오면서 평균 수치가 올라간 면이 있고, 경기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득점 4경기, 1득점 7경기, 2득점 5경기로 처참함 그 자체였지만 비야누에바 역시 8경기에서 무득점 3경기, 1득점 3경기로 타선의 힘을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다.

니퍼트-헥터-우규민-김대현-송승준-최원태-윤성환-레나도 등 맞대결 상대를 살펴보면 물론 에이스와의 만남도 있었지만 충분히 붙어볼만한 투수들도 있었다. 또한 비야누에바의 등판 직전 경기에서 한화 타선이 8점 이상을 기록하며 활발한 타격감을 선보인 경우도 3차례 있었으나 다음 경기에서는 모두 거짓말처럼 타자들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이번에도 같은 모습이 반복되면 곤란하다. 단지 비야누에바 개인에게 승리를 챙겨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비야누에바의 성적은 1승4패지만 한화는 비야누에바가 출전한 8경기에서 1승7패로 승률이 더욱 좋지 못하다. 에이스 카드를 꺼내고, 또한 그 에이스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팀이 패하는 것만큼 씁쓸한 일도 없다.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17일 등판하는 kt 선발 정성곤이 4월22일 5이닝 5실점, 5월5일 5이닝 12실점으로 한화와의 2경기 모두 무너진 적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kt 타선 역시 전날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준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비야누에바 역시 2승 사냥을 위해서라면 평소보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배영수 역시 16일 7점을 지원받고도 4이닝 7실점 부진 속에 시즌 7승을 품에서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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