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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러프와 이승엽의 방망이 폭발이 결국에는 삼성 반등의 핵심 열쇠다.

삼성은 지난 2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주말 3연전 스윕 위기에서 벗어난 삼성은 14승33패2무로 9위 한화와의 승차를 5경기로 유지했다.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SK, 한화를 상대로 5승1패를 챙겼던 삼성은 23일 kt전부터 분위기가 가라앉는 모습을 보였지만 넥센전 승리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많은 득점 기회를 걷어찼고, 아쉬움이 남는 주루 플레이가 쏟아지기도 했던 넥센전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준 선수는 이승엽과 러프였다.

이승엽은 1-0으로 앞선 5회 1사 1, 3루 기회에서 조동찬 대신 대타로 기용됐다. 타석에 들어선 직후 1루 주자 러프가 성급하게 2루를 파고들다 아웃돼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지만 기어이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단 한 타석만으로도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러프 역시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있었지만 승리를 가져오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9회에도 5회와 상황이 비슷했다. 또다시 1사 1, 3루 기회가 찾아온 가운데 1루 주자 구자욱이 포수 견제에 걸렸고, 결국 1루 주자가 아닌 3루 주자 박해민이 아웃되는 최악의 상황이 찾아왔다. 하지만 러프가 좌익수 왼편을 완전히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쏘아 올려 삼성이 재차 리드를 가져올 수 있었으며, 최종 승리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비단 전날 경기 뿐 아니라 올시즌 러프와 이승엽은 팀이 승리한 경기에서 훨씬 뛰어난 활약을 펼쳐왔다.

특히 러프는 삼성이 패한 경기에서 타율 2할(90타수 18안타)에 머물렀지만 승리한 경기에서는 3할8푼(50타수 19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장타율도 패한 경기에서 3할5푼6리에 그쳤지만 승리한 경기에서는 7할4푼으로 두 배 이상 올라선 수치를 남겼다.

월별 성적을 살펴봐도 삼성이 4승20패2무에 그친 4월까지 러프는 타율 1할4푼3리에 머물렀고, 홈런은 단 한 방을 때려내는데 그쳤으나 5월 들어 타율 3할3푼3리 6홈런 18타점으로 확실한 반등을 이뤄냈다. 삼성 역시 이 기간 10승13패로 점차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러프의 꾸준한 활약이 5월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삼성으로서도 탈꼴찌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입장.

이승엽도 러프만큼 편차가 뚜렷했던 것은 아니지만 승리한 경기에서 방망이가 훨씬 뜨거웠던 것은 마찬가지다. 패한 경기에서 타율 2할4푼8리(113타수 28안타) 장타율 3할8푼9리에 각각 머물렀다면 승리한 경기에서는 타율 3할1푼8리(44타수 14안타) 장타율 6할5푼9리를 기록하면서 확실하게 무게 중심을 잡아준 것.

물론 팀이 패했을 때보다 승리를 거뒀을 때 선수들의 성적이 일반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삼성의 미래 구자욱의 경우 팀이 패한 경기에서 타율이 4푼 가까이 더 높게 나오는 등 반대의 사례도 얼마든 찾아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러프와 이승엽 모두 중심 타자이기 때문에 팀 내 비중이 더 클 수밖에 없고, 이들의 활약이 팀 전체 분위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14번 승리 숫자가 향후 33번의 패배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두 선수의 방망이가 계속해서 뜨거움을 간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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