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현 기자] LG의 베테랑 야수 박용택이 득점권에서 약했던 자신의 모습을 단 한 방으로 지워냈다.

LG는 25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7-9로 패했다.

이날 경기의 최대 승부처는 역시 7회초였다. LG 계투진은 7회에만 5점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고, 반면 두산은 에반스와 김재환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무려 5득점에 성공했다. 6회말 공격에서 3타점을 쓸어 담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던 박용택의 노력은 허사가 됐다.

6회초에만 2점을 내준 LG는 4-3, 불안한 1점차 리드를 안고 6회말 공격에 나섰다. 확실히 승기를 잡기 위해선 추가득점이 절실 했던 상황.

다행히 분위기는 좋았다. 6회말 선두타자 정상호의 안타를 시작으로 1안타, 1볼넷을 추가한 LG 타선은 1사 만루라는 대량 득점 찬스를 맞이했다. 이 때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박용택.

박용택은 산전수전을 다 겪었던 베테랑 중의 베테랑. 그러나 박용택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보다는 의구심이 많았다. 이는 올시즌 득점권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올시즌 그의 득점권 타율은 2할5푼6리(43타수 11안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타율이 3할6푼5리(74타수 27안타)에 달했던 것에 비한다면 무척 저조한 기록. 게다가 만루 상황에서는 단 한 차례(3타수 무안타)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박용택은 자신에게 달려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두산의 두 번째 투수 김강률의 4구째 시속 135km 슬라이더를 때려내 우중간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2루타를 만들어냈던 것. 타구가 담장 바로 앞까지 향했던 탓에 1루 주자인 이천웅까지 여유있게 홈을 밟을 수 있었다. 그렇게 박용택은 자신의 시즌 기록을 보란 듯이 극복하고 ‘싹쓸이 3타점 적시타’의 주인공이 됐다.

아쉽게도 LG는 박용택의 타점을 빛나게 하는데 실패했다. 계투진의 난조로 7회초에만 5점을 내주고 그대로 패한 것. LG 입장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한 판이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광주 KIA전 이후 4경기 만에 타점을 추가한 박용택의 살아난 타격감은 패전 속에서도 작은 위안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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