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채은성.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현 기자] 비디오 판독으로 웃었던 LG가 뜻하지 않은 실책에 눈물을 지었다. 이 모든 일은 모두 한 이닝, 6회에 벌어졌다.

LG는 25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7-9로 패했다.

물론 경기의 최대 승부처는 7회초였다. LG는 7-3으로 앞선 7회에만 무려 5점을 헌납하면서 두산에게 승기를 빼앗겼던 것.

하지만 이날 경기가 2점차 석패로 끝났던 탓에 경기 중반 허무하게 2점을 내준 LG의 6회초 수비는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6회초 시작과 동시에 미소를 지은 쪽은 두산이었다. 1-4로 끌려가던 6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은 소사의 2구째 시속 128km 커브를 받아쳤다. 담장을 향해 뻗어나갔던 타구는 외야의 노란색 철제 펜스 상단을 맞고 튕겨져 나왔다.

2루로 향했던 민병헌은 2루심에 다가가 홈런 여부를 문의했고, 구심의 최초 판정은 홈런이었다. 민병헌은 천천히 베이스를 돌며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그러나 LG는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4분간의 기다림 끝에 웃은 쪽은 LG였다. 오훈규 구심은 최초 판정을 번복하고, 인정 2루타를 선언했다. 결국 민병헌은 재차 2루로 향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무척 귀중했던 만회점이 판정 하나로 날아갔던 셈. LG는 실점을 막아내며 한 숨을 돌렸다.

이후 두산은 좀처럼 적시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무사 2루에서 최주환이 볼넷을 얻어 기회를 무사 1,2루로 연결시켰지만 에반스와 김재환은 모두 범타로 돌아섰다. 그렇게 두산은 점수를 내지 못한 채 6회를 마무리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실수는 경기를 전혀 다른 양상으로 몰고 갔다. 앞서 에반스의 타석 때 대수비로 우익수에 나섰던 채은성은 2사 1,2루에서 오재일의 평범한 외야 뜬공을 잡아내는 듯 했다. 모두가 이닝 종료를 예상하던 순간 채은성은 자신의 머리 뒤로 공을 흘려보냈다. 낙구지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사실상 포기한 상태로 홈플레이트까지 향했던 민병헌과 최주환은 채은성의 치명적 실수로 인해 귀중한 2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LG 입장에서는 앞서 비디오 판독으로 챙겼던 이득이 허사가 됐던 순간이기도 했다. 6회초라는 짧은 찰나에 LG는 울고 웃기를 반복했다.

인생의 길흉화복은 늘 바뀌어 변화가 많음을 의미하는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가 결코 틀린 말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기막힌 6회였다. 끝내 힘이 풀리는 6회를 보낸 대가는 결국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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