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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가 7연패 수렁에 빠졌다. 가라앉은 분위기가 되살아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번에는 한화 스스로 자멸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4-6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화는 2회 연속 3연전 스윕패를 당하는 등 7연패의 부진 속에 18승28패를 기록, 중위권 도약이 점점 더 불투명해졌다. 반면 KIA는 3연패 뒤 3연승으로 확실한 반등에 성공하며 31승16패가 돼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헥터와 오간도, 두 도미니칸 선발 투수의 자존심 싸움이 펼쳐진 가운데 4회까지는 한화의 집중력이 좀 더 좋았다. KIA가 끊임없이 득점권 기회를 얻어내고도 결정적인 순간 방망이가 침묵해 4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면 한화는 3회에 찾아온 기회를 살려내면서 1-0으로 주도권을 움켜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5회초 분위기는 단숨에 KIA 쪽으로 넘어갔다. 한화 야수들의 집중력 부족이 화를 자초했다. 오간도가 이명기에게 번트 안타, 최원준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2루에 놓인 가운데 나지완을 삼진 처리하며 첫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최형우에게 곧바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던져 1회에 이어 또다시 KIA 타선이 만루를 채웠다.

문제는 다음 장면이다. 오간도가 안치홍으로부터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냈고, 병살타로 그대로 이닝이 종료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주석으로부터 공을 연결 받은 정근우가 1루 송구에 앞서 공을 흘려 오히려 1-1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성근 감독이 팀을 떠난 이후 그라운드 위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줘야 했던 정근우가 이같은 플레이를 범해 타격은 더욱 컸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실책이나 다름없는 장면이었다.

오간도는 이후 서동욱과의 승부 때 2볼-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공에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다시 한 번 이닝을 마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포수 차일목이 공을 그대로 흘렸고, 결국 스트라이크 낫아웃 포일로 KIA가 2-1 역전에 성공했다.

오간도는 홈으로 베이스 커버를 하지 않았다. 평정심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이었다. 더 이상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었다. 오간도는 주자들에게 이중 도루를 허용한데 이어 김호령에게 볼넷을 던졌고, 2사 만루에서 김민식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해 그대로 무너졌다.

이날 오간도 스스로도 제구가 썩 좋지 못한 모습을 노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4회까지 실점 위기마다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였기에 연패 탈출에 대한 희망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차례 실책성 플레이가 모든 것을 망쳤다. 8회에는 김태균이 스리런포를 쏘아 올리며 2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9회 역시 동점 주자까지 내보내는데 성공했으나 끝내 5회의 참사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한화는 2회에도 실점을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올시즌 실책 단 1개에 불과했던 하주석이 김민식의 평범한 타구를 놓치는 등 내야 센터 라인에 아쉬움이 많았다. 집중력을 하루 빨리 되찾지 못한다면 현재의 7연패보다 더욱 큰 수모를 당할 수밖에 없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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