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KIA 임기영이 친정 한화 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KIA는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9-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IA는 3연패 이후 2연승으로 분위기를 확실하게 전환하며 올시즌 가장 먼저 30승(16패) 고지를 정복한 팀이 됐다. 반면 한화는 충격의 6연패 늪에 빠진 채 18승27패로 9위에 머물렀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KIA 타선이 초반부터 한화 마운드를 두들기며 일찌감치 전세를 기울인 경기였다. 그러나 선발 임기영의 역투 역시 KIA 연승 행진의 결정적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

이날 임기영은 7이닝 동안 총 9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밖에 내주지 않았다. 탈삼진도 2개에 그쳤지만 볼넷 없는 효율적 피칭을 통해 한화 타선을 1점으로 완벽히 틀어막았다. 직구(43구) 최고 시속은 142km로 빠르지 않았으나 주무기 체인지업(26구), 이 밖에 커브(14구), 슬라이더(9구), 싱커(4구) 등을 배합해 한화 타선을 유린했다.

특히 이날 임기영과 한화의 맞대결은 많은 야구 팬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지난 2012년 2라운드 18순위로 한화에서 데뷔한 임기영은 2014시즌을 마친 뒤 FA 송은범의 보상 선수로 KIA에 새 둥지를 틀었다. 당시 임기영을 보호 선수로 묶지 않은 김성근 감독이 전날 한화 지휘봉을 내려놨고, 한화가 5연패 수렁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이날 임기영의 호투는 이미 멍든 한화 팬들의 가슴에 제대로 비수를 꽂은 것과 다름없었다.

임기영은 이번 활약으로 시즌 6승(2패)째를 챙겼고 평균자책점도 1.89에서 1.82(59.1이닝 12자책점)로 더욱 끌어내리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계속해서 연결시켰다. 양현종에 이어 헥터와 함께 팀 내 다승 공동 2위에 올랐고, 리그 전체로 놓고 봐도 다승 공동 3위의 성적이다. 이제는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유망주로 도약한 임기영이다.

경기 후 임기영은 "항상 이길 때마다 기분이 좋다.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돼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힌 뒤 "포수 (김)민식이 형의 리드와 야수들을 믿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임기영은 이어 "사실 똑같이 던지려고 했는데 친정팀을 상대하다보니 조금 더 집중한 것은 사실이다"며 미소를 지은 뒤 "친정팀과 꼭 붙어보고 싶었는데 재미있었다. 시범경기 때도 등판했지만 그 때는 많은 선배들이 뛰지 않았다. 오늘은 엔트리에 다 나온 것을 보고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는 한화와의 맞대결 느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또한 임기영은 "팀을 옮기고 나서는 공격적인 투구를 하려고 한다. 멘탈이 더욱 단단해진 것이 최근 좋은 성적의 비결이다"며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