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함덕주.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현 기자] 두산 함덕주(22)가 19일 만에 LG와 재대결을 펼쳤다.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패전의 아픔을 맛봤던 그였지만, 20일도 채 지나지 않아 완벽 변신에 성공했다.

두산은 24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8회초에 중월 솔로포를 때려낸 김재환. 그러나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을 기록한 함덕주 역시 두산의 신승에 힘을 보탠 인물이다.

올시즌 8경기에 나서 2승3패, 4.3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함덕주는 올해들어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5선발로서 활약 중이다.

최근 함덕주는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책임진 경기가 단 한 차례에 불과한 데,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던 것. 조기 강판과 호투를 번갈아 보여주고 있는 그다.

게다가 LG를 상대로 뼈아픈 기억을 지닌 선수가 바로 함덕주였다. 함덕주는 지난 6일 잠실 LG전에서 3.2이닝 7실점을 기록하며 패전을 떠안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그를 여전히 신뢰했다. 함덕주는 결과적으로 총 99개의 공을 던진 그는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그의 시즌 3호 퀄리티스타트.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함덕주는 1회말 선두타자 이형종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그는 김용의와 박용택을 각각 희생 번트와 내야 땅볼로 막아냈지만, 그 사이 이형종은 3루까지 안착했다. 그는 2사 3루에서 LG의 4번 타자 히메네스를 상대했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그는 풀카운트 승부에서 몸쪽을 과감하게 파고드는 직구로 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함덕주는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그는 3회와 4회 역시 LG의 공격을 세 타자로 처리했다. 특히 4회가 압권이었다. 4회말 2사에서 히메네스에 볼넷을 내주긴 했으나 3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던 것. 박용택과 양석환의 방망이는 그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경기 내내 공격적인 투구로 LG 타선을 요리했던 함덕주는 5회 들어 다소 흔들렸다. 5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던 그는 1루 주자 오지환이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2사 2루의 실점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최재원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낸 그는 5이닝 연속 무실점 경기에 성공했다.

5회까지의 경기내용이 무척 좋았기에 함덕주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6회 역시 실점은 없었다. 6회말 1사에서 김용의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박용택과 히메네스에게 연달아 내야 땅볼을 유도해 내며 침착하게 위기를 넘겼다.

7회는 아쉬웠다. 1-0으로 앞선 7회말에도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양석환과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고 이현승과 교체된 것.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현승은 2사 만루에서 최재원에게 끝내 우익수 희생 플라이를 얻어맞고 함덕주에게 1실점을 안겼다.

이현승은 이형종에게도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면서 대량실점의 위기에 처했지만, 손주인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면서 역전이라는 최악의 결과만큼은 피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지난 18일 잠실 NC전에서 함덕주가 3.2이닝 동안 6볼넷을 기록한 것을 상기하며 “(함)덕주가 오늘(24일)은 볼넷을 줄이는 공격적인 투구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5선발이었던 만큼, 결과를 못내도 좋으니 과정이 훌륭하기를 바랐던 것.

그러나 함덕주는 결과와 과정을 모두 잡아냈다. 그는 올시즌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음에도 볼넷은 단 2개에 그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투구수 역시 6회까지 89개에 불과했다. 안타를 내주더라도 공격적으로 투구한 결과는 생각이상으로 달콤했다. 비록 승리는 무산됐지만 함덕주는 한 차례의 아픔을 딛고 19일 만에 전혀 다른 선수로 LG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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