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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김성근 감독의 사임 소식에 김기태 감독도 말을 잇지 못했다.

한화는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KIA전을 앞두고 김성근 감독이 구단과 코칭스태프 측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4년 10월 한화의 제 10대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은 오랜 기간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을 지난 두 시즌 6위와 7위에 올려놨지만 구단의 대대적 투자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며, 계약 기간 마지막 해인 올해 역시 9위에 머물렀다.

또한 구단과 여러 측면에서 마찰을 겪어왔던 김 감독은 지난 21일 삼성전 이후 훈련 방식과 관련해 또 한 번의 충돌이 있었고, 결국 그 자리에서 구단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던 KIA 김기태 감독 역시 김 감독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전달받았다.

김기태 감독은 “오후 2시30분 경 보고를 받았다”고 운을 뗀 뒤 “참...”이라는 한 마디로 말꼬리를 흐렸다. 그저 본인의 왼 주먹과 오른 손바닥을 부닥치며 어떤 말도 좀처럼 이어가질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현역 시절 쌍방울에서 선수 인생의 전성기를 누렸으며 1996년부터 1998년까지는 김성근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나란히 감독이 된 이후에도 김기태 감독은 그동안 한화와의 맞대결이 있을 때면 3연전 첫 날 늘 김성근 감독의 방문을 두드린 뒤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은 “항상 한 주를 기분 좋게 시작해왔는데 오늘은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어렵게 입을 연 뒤 “그라운드를 한 바퀴 둘러보고 오겠다. 많은 말을 전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허리를 숙였다. 김기태 감독의 얼굴에는 착잡한 심경이 묻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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