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박대웅 기자] 한화 김재영이 놀라운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프로 통산 첫 승 가능성을 밝혔다.

김재영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6.2이닝 무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지난해 11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10.32에 그치며 프로의 벽을 느낀 김재영은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10.6의 호투를 통해 다시 한 번 1군 등판 기회를 부여받는데 성공했다. 지난 10일 롯데전에서는 불펜에서 등판해 사이드암에 약점이 있는 이대호와 최준석을 범타 처리하며 눈도장을 찍었고, 김성근 감독은 예상보다 빨리 그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이날 김재영은 인생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루키 시즌 때와 차원이 다른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총 112개의 공을 던질 때까지 7피안타 3사구 3개를 내주기는 했지만 탈삼진 3개를 곁들인 가운데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은 것. 무엇보다 병살타만 4차례나 이끌어내며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프로 2년 차답지 않은 강심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 대담하지 못한 점을 지적받았던 김재영이었기에 그 변화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1회초부터 한화 타선으로부터 2점을 지원받은 김재영은 1회말 1사 후 3루수 실책으로 임훈에게 출루를 내줬지만 견제사로 주자를 잡아내는 기지를 발휘했다. 또한 박용택에게 곧바로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히메네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첫 이닝을 매듭지었다.

2회 역시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는 장면이 나왔다. 선두타자 정성훈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은 뒤 양석환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베이스를 깨끗이 비워낸 것.

3회초에는 한화가 4점을 더 뽑아내면서 김재영의 프로 통산 첫 승에 더욱 힘을 실어줬고, 김재영도 3회말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화답했다. 이번에도 정상호에게 사구, 김용의에게 안타를 허용해 1사 1, 2루 고비가 있었지만 임훈과 박용택을 내리 외야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불을 껐다.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김재영의 침착한 모습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4회에는 1사 후 정성훈에게 볼넷을 던졌지만 양석환과 10구 승부 끝에 병살타를 유도해냈고, 5회 역시 1사 후 정상호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후 또다시 강승호를 병살타로 잠재웠다. 한화 타선이 5회까지 무려 8점을 지원하면서 승리 요건 이닝을 채운 김재영의 통산 첫 승 가능성도 크게 올라갔다.

김재영의 호투는 6회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도 상황은 같았다. 선두타자 김용의에게 1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임훈으로부터 이날 4번째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LG 팬들은 탄식했고 한화 팬들은 열광했다. 박용택이 2사 후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기록했으나 이미 흐름이 끊어진 뒤였다. 김재영은 히메네스를 2루수 땅볼로 요리하며 퀄리티스타트 요건까지 갖추는데 성공했다.

이미 96개의 공을 던졌지만 김재영은 7회에도 계속해서 마운드에 섰다. 김재영은 이번에도 정성훈에게 중전 안타, 손주인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해 1사 1, 2루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이미 크게 벌어진 점수 덕인지 흔들림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타 유강남을 가볍게 삼진으로 처리한 김재영은 안영명에게 공을 넘긴 뒤 한화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마운드를 위풍당당 내려왔다. 안영명이 강승호를 범타 처리해 이날 김재영의 ‘0’의 행진이 마지막까지 유지됐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