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외국인 타자 로맥.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SK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인 로맥(32)이 천신만고 끝에 KBO리그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다. 기대에는 분명 미치지 못하고 있는 성적이지만 정확한 판단은 뒤로 미뤄 달라는 것이 주변의 공통된 의견이다.

SK는 지난 12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8-2로 승리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SK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선수는 역시 새로운 외국인 타자 로맥.

어깨 부상 악화로 끝내 웨이버 공시된 워스를 대신해 지난 7일 급히 영입된 외국인 타자 로맥은 유쾌한 성격과 호쾌한 타격폼으로 기대를 모았다. 약 이틀 간의 적응기를 거친 로맥은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돼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기대에 비해 데뷔전 성적은 저조했다. 로맥은 이날 완봉승에 성공한 두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4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쳤다. 특히 3차례의 삼진이 모두 헛스윙 삼진이었을 정도로 그의 데뷔전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분명 실망스러운 성적이었으나 힐만 감독은 새롭게 팀에 합류한 로맥의 데뷔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자 애섰다. 그는 “공격적으로 스윙을 하더라. 헛스윙 삼진을 많이 당했지만 공격적인 모습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몇 경기 더 나서다 보면, 분명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선수를 판단함에 있어 속단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선수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스타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로맥은 데뷔 이후 두 번째 경기만에 KBO리그 첫 안타를 뽑아냈다. 이날 로맥은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1회 1사 만루에서 헛스윙 삼진에 그친 것을 시작으로 첫 3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8회 무사 1루에서 내야 안타를 때려냈다. 7전 8기 끝에 그의 첫 안타가 나왔던 순간.

유격수 방면으로 타구가 깊었던 것도 주효했지만 전력을 다해 질주했던 것 역시 한 몫을 했다. 사실상 그의 집념이 만들어낸 안타였다.

장타자라는 명성을 감안한다면 다소 머쓱한 내야 안타였지만, 주변의 평가는 비교적 준수했다.

로맥의 데뷔 첫 안타를 지켜봤던 한동민은 “오늘(12일) 경기에선 내야 안타에 그쳤지만 훈련 때 지켜보면 파워가 상당한 선수라는 것이 느껴진다. 적응 기간을 거치고 있을 뿐이지 머지않아 장타력이 폭발할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롭게 외국인 동료를 맞이한 에이스 켈리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로맥은 분명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이른 시점에 안타가 나와 다행이다. 분명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정경배 타격코치 역시 “이제 겨우 내야 안타가 나왔을 뿐이라 이를 두고 정확한 평가를 내리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매번 느끼는 것 이지만 훈련 성과는 무척 좋은 선수다. 타격감이 결코 나쁜 편이 아니다. 특히 스윙이 간결하게 나가고 있다”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8타수를 책임진 로맥은 이중 헛스윙 삼진만 4개를 당했다. 높은 삼진 비율이 다소 우려가 될 법도 하지만 정 코치는 잦은 삼진은 적어도 현 단계에서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정 코치는 “거포와 삼진은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아니겠는가. 오히려 적응 단계인 현 시점일수록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투수들이 로맥을 의식해 아무래도 직구보다는 변화구를 자주 구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변화구 대응 능력이 떨어지면서 삼진을 당했는데, 경기에 나서면서 자신만의 대처 방법을 익혀 나가는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시원스런 장타는 아니었지만 로맥은 어렵사리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하며 일단 마음의 짐은 덜어냈다. 물론 만족은 이르다. 여전히 보여준 것 보다는 보여줘야 할 것이 많다. 과연 그는 힐만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기다림이 헛된 기다림이 아니었음을 직접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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