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한동민이 12일 인천 KIA전 6회에 터진 이재원(오른쪽)의 홈런에 기뻐하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이재현 기자] SK가 무려 26이닝 동안 이어졌던 기나긴 무득점 침묵에서 벗어났다. 한 번 고삐가 풀린 SK 타선은 그동안 억눌려 왔던 ‘홈런 DNA'를 과시하며 연패를 탈출했다.

SK는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8-2로 승리 했다. 이로써 SK는 2연패를 벗어날 수 있었다.

점수차가 꽤 벌어졌던 경기였지만 사실 SK는 5회까지만 하더라도 힘 한 번 제대로 못 쓰고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지난 10일과 11일 두산과의 잠실 2연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영패의 위기가 엄습하기도 했다.

SK와 2경기 연속 영패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SK는 팀 득점은 물론 팀 홈런(55개), 팀 타점(180)에서도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SK는 지난 7일 고척 넥센전 당시 9회에 터진 김동엽의 좌월 3점포 이후 깊은 침묵에 빠졌다. 좀처럼 설명할 수 없는 타격 부진이었다.

두산과의 2연전에서 니퍼트와 장원준이라는 리그 정상급 투수를 상대했던 SK는 이날 10.1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을 정도로 물오른 기량을 과시 중이던 임기영을 상대했다. 경기 시작부터 난항이 예상됐다.

당시 넥센과의 연장 3이닝을 포함해 SK는 이날 경기 5회까지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고 무려 26이닝 연속 무득점이라는 굴욕적 기록과 마주했다.

사실 SK는 1회에 기나긴 무득점 침묵을 깰 절호의 찬스가 있었다. 1회부터 1사 만루의 찬스를 맞은 것. 그러나 로맥과 박정권은 각각 헛스윙 삼진과 내야 뜬공에 그쳤다. 그렇게 득점 기회는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한 번 물꼬가 트인 SK의 공격은 매서웠다. 6회에만 5점을 뽑아내고 그동안의 득점 가뭄을 완벽하게 해갈한 것. 역시 SK는 홈런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상대의 실책과 한동민의 우전 적시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던 SK. 하지만 리드를 잡기 위해선 최소 한 점 이상이 더 필요했다.

승부처임을 직감한 KIA는 6회 2사 2,3루의 위기에서 선발 투수 임기영을 내리고 김윤동을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이 때 타석에 들어선 SK의 이재원은 공 하나만으로도 보란 듯이 KIA의 승부수를 패착으로 만들었다. 김윤동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우월 3점포로 연결한 것.

최근 심각한 득점 가뭄에 시달렸던 SK는 그렇게 순식간에 3점차의 리드를 가져갔다. 기세를 몰아 SK는 8회에도 김성현의 우중간 3타점 적시타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경기 연속 영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았던 SK. 분위기 전환을 위해 주전 테이블 세터를 바꾸기도 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위기에 빠진 SK의 만병통치약은 홈런이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