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명기(왼쪽)와 김민식.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이재현 기자]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이 아닌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이명기와 김민식이 트레이드 이후 처음으로 마주한 친정팀을 상대했다. 이들은 말 그대로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KIA는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2-8로 패했다. 이날 경기 KIA 선수단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선수들은 역시 지난 7일 4대4 트레이드 당사자들인 이명기와 김민식.

이명기와 김민식은 트레이드 이후 말 그대로 환골탈태했다. 이명기는 이날 경기 이전까지 시즌 타율이 3할5푼6리에 달했고, 김민식 역시 이적 이후 포수로서는 흔치 않은 좌타자라는 장점과 안정된 수비를 앞세워 KIA의 주전 포수자리를 꿰찼다.

첫 친정팀 방문에 이명기와 김민식은 경기 전 입을 모아 “기분이 이상하다.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을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이는 엄살에 가까웠다. 정작 경기에 돌입하자 두 선수는 과거의 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나란히 선발 출전한 두 선수는 초반 까지만 하더라도 맹활약을 펼쳤다.

먼저 김민식은 1-0으로 앞선 1회 1사 1,3루에서 진루타로 3루 주자 서동욱을 불러들였고 이명기는 2-0으로 앞선 3회초 SK의 에이스 켈리를 상대로 중전 안타까지 때려냈다. 1회 타점의 주인공 김민식은 4회에 우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문제는 6회에 발생했다. 2-0으로 앞선 6회말 KIA의 선발 투수 임기영은 무사 1,2루의 위기에 놓였다. 임기영은 최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SK는 최정이 삼진으로 물러났던 그 순간 더블 스틸에 나섰다.

마음이 급해졌던 김민식은 임기영의 공을 받자마자 3루에 송구했지만, 좌익수 방면으로 날아가는 악송구를 범했다. 사실상 좌전안타나 마찬가지였을 정도로 뼈아픈 실수였다. 2루 주자 조용호가 3루를 넘어 홈을 파고 들 때 김민식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결국 김민식의 실책 이후 임기영은 크게 흔들렸고, 구원 등판한 김윤동 마저 이재원에게 우월 3점포를 맞았다. 그렇게 6회 들어 분위기는 SK 쪽으로 급격하게 넘어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민식의 실책은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명기는 수비에서의 아쉬움이 전혀 없었지만 문제는 타석에서의 성적이었다. 3회 이후 전혀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이는 김민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울고 웃었던 두 선수의 첫 친정 SK 방문기는 끝내 패배로 쓸쓸히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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