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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사실 타고난 것도 크다.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센스 자체가 남다르다. 그러지 않고서야 타자 전향 3년 만에 이 정도의 성과를 보여주긴 쉽지 않다.

그 전에도 팀 선배였던 김광삼 등, 투수와 타자를 번갈아 한 선수는 있었지만 사실 성공이라고 보기엔 무리였다. 그런데 이형종은 성공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LG 이형종은 25일 잠실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1번 겸 중견수로 출전,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형종은 모두 19경기에 나서 69타수 27안타 타율3할9푼1리 12타점 3홈런을 기록했다. 장타율이 0.580, 출루율 역시 0.434으로 팀 내에서 상위권에 꼽혔다.

더 특이한 점은 1번 타자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덕목인 출루에 상당히 능하다는 것이 그가 가진 여러 장점 중 하나다. 얼마나 페이스가 좋은지 보자.

우선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다. 거기에 이날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옆 내야 안타를 쳐내며 지난 22일 잠실 KIA전 두 번째 타석인 3회를 시작으로 9타석 연속 출루 및 7타석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두 번째 타석인 4회, 상대 선발 다이아몬드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10타석 연속 출루까지 성공했다. 그만큼 감이 좋다는 의미다.

선수 본인은 아직 이 정도의 주목을 받을만큼 잘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지만 양상문 감독도 이형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양 감독은 "기본적으로 운동 신경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확실히 묻어나는 것 같다"라며 "이전과 달리 좀 더 자신감 있게 공을 쳐내는 것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야구를 하다가 그만두고 골프를 갔다가 다시 야구로 돌아온 이형종이다.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할 정도로 기대가 컸던 투수였지만 이제는 타자를 든 방망이다.

오히려 지금 페이스가 너무 좋다보니 후반기 들어 조금씩 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선수 본인도 체력 보강을 많이 하면서 노력한 것 같다"고 말한다. 이형종의 올해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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