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켈리.SK와이번스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그동안 보여준 기량에 비해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며 ‘불운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SK의 에이스 켈리가 이번엔 제구 난조에 울었다.

SK는 23일 오후 2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4-8로 완패했다.

이날 경기 SK는 에이스 켈리를 선발 투수로 꺼내들었다. 앞선 두산과의 2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던 SK는 켈리를 앞세워 내심 ‘3연전 스윕’까지도 기대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SK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켈리는 이날 5이닝 11피안타(3피홈런) 1볼넷, 5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15시즌 KBO리그 데뷔 이래, 켈리는 실력에 비해 득점지원을 받지 못하는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올시즌에도 개막전을 포함해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도 단 한 차례도 선발승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18일 인천 넥센전(7.2이닝 4실점)에서는 타선의 지원을 받아 승리를 챙기며 불운을 끊어냈으나, 정작 본인의 경기력은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다소 찜찜한 승리를 거뒀던 켈리는 두산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오히려 지난 경기보다 저조한 성적만을 남겼다.

2회말 정진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던 켈리는 3회말 2사 1,3루에서는 양의지에게 좌월 3점포까지 얻어맞았다. 구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제구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특히 3회 양의지의 홈런은 전적으로 켈리의 실투에서 비롯됐다. 켈리가 던진 3구째 148km 커터는 스트라이크 존은 정확하게 한 복판으로 들어왔다. 최근 2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양의지에겐 좋은 먹잇감이었다.

5회에도 켈리의 제구 난조는 계속됐다. 5회말 김재환과 양의지에게 연달아 솔로포를 내준 것. 역시 구속과 구위는 준수했지만,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김재환에게 내준 솔로포가 특히 그랬다. 시속 150km 직구를 던졌지만, 역시 가운데로 몰렸기에 켈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그저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SK 타선이 켈리가 등판을 이어갔던 5회까지 4점을 뽑아내줬기에, 적어도 이번 경기에선 타선 탓도 할 수 없게 됐다. 5이닝동안 11개의 안타를 맞고 6점을 내준 것을 호투라 평할 이는 아무도 없다. 매 이닝 제구력이 흔들리며 고전을 자초한 본인의 경기력을 돌아봐야 할 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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