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SK와 KIA간의 4대4 트레이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17일과 18일, 총 2차례의 트레이드가 연쇄적으로 이뤄졌다. 17일 한화와 두산의 1대1 트레이드(최재훈-신성현)와 18일 롯데와 kt가 합의한 2대2 트레이드(장시환, 김건국-오태곤, 배제성)는 야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핫이슈’였다.

트레이드를 통해 각각 kt와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오태곤(왼쪽)과 최재훈. 스포츠코리아 제공
시범경기가 개막했던 지난 3월 14일 이후 23일 현재까지 KBO리그에서는 총 4차례의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4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리그 내 트레이드가 이렇게 활발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야구인 출신 단장이 리그 내에 급격하게 늘어났기에 가능한 흐름이라 생각한다.

현재 KBO리그는 제한적인 인력풀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야구인 출신 단장들은 구단 자체 자원만으로는 약점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현장의 입장을 경험적으로 십분 이해하고 있는 단장들은 구단을 돕고자 트레이드에도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

이미 벌어진 트레이드를 두고 손익계산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각 구단들이 이미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인데다, 각자가 계산기만을 두드렸다면 트레이드 자체가 불발됐을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드가 그 어느 팀보다 절실하다고 봤던 한화의 트레이드 결정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전부터 센터라인 강화가 어떻게든 이뤄져야 했던 팀이 한화였다.

그 중에서도 포수진의 강화가 가장 시급했었다. 차일목(36)과 조인성(42)은 베테랑 포수들이지만, 아무래도 적지 않은 나이 탓에 기량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중이다. 두 선수를 제외한다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포수가 없었던 한화는 만 28세의 젊은 포수 최재훈을 데려왔다.

최재훈은 기본적으로 뛰어난 수비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공격력도 나름 갖춘 선수다. 개인적으로는 양의지를 이을 재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여러 번 생각해봐도 좋은 결정이다. 다만 과정에서는 약간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번에도 박종훈 단장과 김성근 감독은 트레이드 결정을 앞두고 충분한 상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재훈의 트레이드는 단장 주도하에 이뤄졌는데, 김성근 감독은 18일에 들어서야 트레이드 결정을 통보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의 부재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kt-롯데간의 2대2 트레이드에선 kt 유니폼을 입게된 내야수 오태곤(개명 전 오승택)이 눈에 띄었다. 나 역시 잦은 부상으로 고생을 해왔던 터라, 많은 부상 이력을 가진 선수들에게 마음이 쓰인다.

그는 데뷔 시즌(2011년)부터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을 통째로 날린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자신이 때린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아, 분쇄골절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부상을 막고자 개명까지 했을까.

아직까지 수비에서는 의문부호가 붙어있지만, 오태곤은 대형 내야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엿보이는 선수다. 선구안이 부족하다고 하나, 이는 경험이 쌓이면 해결될 문제다. 장타력만큼은 지금도 수준급이다.

다만 부상 트라우마를 걷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경기에 자주 나서면서 피하지 말고 두려움과 정면으로 마주하기를 조언한다.

23일 현재 리그 최하위 삼성은 이른바 KBO리그의 트레이드 광풍에서 한 발 비켜나 있는 모양새인데, 이것저것 가릴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삼성은 선발 투수들의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한 팀이다. 정상급 선발 투수를 타 팀들이 FA계약도 아닌 트레이드로 넘겨줄 리는 만무하지만 5선발급 선수를 트레이드로 구해볼 수는 없을까.

전적으로 개인적 생각이지만 삼성은 외국인 선수간 트레이드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물론 외국인 선수마다 연봉의 규모가 서로 큰 편차를 보이는 탓에 가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상황이 급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국인 선수간의 트레이드는 규약(7월 31일까지 트레이드 가능)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삼성의 레나도와 넥센의 오설리반이 서로 트레이드 된다면 어떨까. 레나도의 연봉은 105만 달러, 오설리반의 연봉은 110만 달러다. 연봉도 서로 엇비슷한 수준인데, 두 선수가 현재는 각자의 이유로 소속팀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환경이 달라진다면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트레이드를 통해 자신의 스타일과 부합하는 지도철학을 가진 투수코치를 만날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조그마한 변화에도 성적이 요동치는 것이 외국인 선수들의 전반적인 특성이다. 기초 훈련부터 자신에게 편안하고 익숙한 방식대로 진행된다면 성적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은 당연한 일.

넥센에서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kt에서 반등에 성공한 피어밴드가 팀 이동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남은 만큼, 외국인 트레이드를 무조건 두려워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박명환 야구학교 코치. 스포츠코리아 제공
박명환 스포츠한국 야구 칼럼니스트·해설위원/ 現 야구학교 코치, 2017 WBC JTBC 해설위원
정리=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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