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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위기 상황에서도 끝까지 마운드를 지킨 선발에 대한 관중들의 박수에 에이스가 고개 숙여 인사했다. 에이스의 품격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KIA 양현종은 22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 7이닝동안 91개의 공을 던져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팀 역시 5-4로 승리를 거두며 양현종은 시즌 4승째를 챙기게 됐다. 출전경기 전승 무패다.

1회는 실책과 4번 히메네스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출루를 내줬지만 실점 없이 막아냈다. 2회는 이병규와 양석환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 일격을 당했다. 폭투까지 나오면서 잠시 흔들렸다. 1사 1, 2루에서 상대 박용택의 내야땅볼이 나온 사이, 3루에 있던 이형종이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그리고 4번 히메네스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주며 2점째를 허용했다. 1-0에서 1-2로 역전을 당하자 양현종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서 양현종은 굴하지 않고 더 힘차게 공을 뿌렸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4회는 삼자범퇴, 5회는 1사 이후,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2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버텨낸 그는 7회에도 나왔다. LG가 승부수를 걸고 첫 타자부터 대타를 투입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대타 최재원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어 나온 양석환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 1사 1루가 됐다. 하지만 양석환의 도루를 저지, 아웃카운트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양현종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대타 정성훈을 상대로 공을 던졌는데 강습타구가 나왔다. 아파보였는데, 끝까지 공을 잡고 1루로 송구했다. 세이프가 됐지만 팬들은 이 장면을 모두 지켜봤다.

이후 오지환을 상대로 변화구를 던져 삼진을 이끌어내면서 위기상황을 스스로 극복했다. 호투를 펼치고 내려가는 양현종에게 3루에 있던 KIA 팬들은 박수를 쳐줬다.

이에 양현종이 천천히 덕아웃으로 향하면서 모자를 벗고 인사를 했다. 관중들은 양현종이라는 세 글자를 연호했다.

7이닝동안 2실점만 허용,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경기 내용 자체도 충분히 칭찬할 수 있지만 더욱 주목을 끌었던 것은 양현종의 의지였다.

누가 봐도 7회에 나온 정성훈은 세이프 타이밍이었다. 던져봐야 주자는 100% 산다. 자칫 잘못하다가 송구가 어긋나면 실책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포기 하지 않고 고통을 참아내면서 어떻게든 던졌다. 어떻게든 아웃을 잡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이닝을 확실히 책임지고 수비의 도움 뿐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만 삼진을 8개나 잡아냈다. 성적 뿐 아니라 열정에서도 양현종은 자신이 에이스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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