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4학년 투수 김동우. 사진=박대웅 기자
[스포츠한국 횡성=박대웅 기자] 연세대 에이스 김동우가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연세대는 22일 강원도 횡성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2017 대학야구 주말리그 A조 고려대와의 라이벌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연세대는 승리를 따내지 못한 채 승점 1점만을 획득, 주말리그 성적 역시 1승1무1패로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지만 김동우의 맹활약 덕에 자칫 역전패를 당할 수 있었던 최대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1-0으로 앞선 4회초 연세대 선발 이강욱이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를 노출했고, 결국 2사 3루에서 폭투를 범해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에 흔들린 듯 김기담, 강승남에게 연속 볼넷을 던져 2사 1, 2루 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마운드를 물려받은 투수는 김동우였다. 김동우는 등판 직후 김길중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만루 최대 고비에 몰리기도 했지만 김하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짓는데 성공했다.

5회 이후에도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김동우는 매 순간 침착한 모습을 잃지 않았고, 결국 팀이 무승부를 기록하는데 기여했다. 이날 김동우는 총 5.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59개의 공을 던졌으며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4km를 기록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싱커 등을 적절히 활용했다.

김동우는 지난해 21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73(65.2이닝)의 성적을 남겼고, 두 차례나 감투상을 받으며 연세대가 하계리그전과 왕중왕 야구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마운드의 또 다른 축이었던 박흥재가 졸업을 하면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이다.

한양대와의 대학리그 첫 경기에서는 5.1이닝 3실점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5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프로구단 스카우트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고려대전에서는 불펜에서 보다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며 첫 경기 팀 패배의 아쉬움도 씻어냈다.

경기 후 김동우는 “오늘 경기는 썩 잘 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야수들의 도움을 받았고, (정)진수의 리드가 좋았기 때문에 몇 차례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고 본인의 투구 내용을 돌아봤다.

그는 이어 “생각보다 긴장감을 가지지는 않았다. 다만 밸런스가 다소 맞지 않아서 첫 타자에게 사구를 던졌다. 두 번째 타자부터는 서서히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했다”고 4회 위기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연고전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김동우는 “연고전 경험이 그전부터 많았다”고 운을 뗀 뒤 “그동안 잠실에서 치른 연고전과 비교하면 이번 경기는 비정기전이었기 때문에 특별함을 느끼기보다 평소처럼 했다. 1학년부터 고려대 타자들과는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도 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올시즌 책임감이 늘어난 만큼 김동우는 비시즌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받으며 기량을 갈고 닦았다.

김동우는 “몸이 왜소하기 때문에 비시즌 동안 하루에 두 차례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최덕현 코치님께서 1대1로 많이 잡아주신 덕분에 좋아졌다. 올해는 최고 시속이 144km까지 나왔는데 지난해에 비해 3~4km가 증가했다. 코치님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4학년이 됐는데 올해 우리 팀의 멤버가 좋은 편이다. 지난해에는 준우승만 두 차례 했기 때문에 올해는 우승에 보탬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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