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개막 초반만 하더라도 연패에 허우적대던 SK가 불과 일주일새 확 바뀐 모습으로 연승행진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SK의 간판타자는 팀의 연승행진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바로 침묵에 빠진 최정(30)이다.

SK는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서 10-1 대승을 거뒀다. 선발 박종훈의 호투와 장단 12안타를 쏟아낸 타선을 앞세워 완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SK는 지난 11일 문학 롯데전 승리 이후 5연승에 성공했다.

개막 이후 6연패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SK는 어느새 정상궤도에 들어선 모습. 일각에서는 힐만 매직이 드디어 KBO리그에서도 발휘되는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투·타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고른 활약을 펼쳐주고 있기에 나타나는 평가들이기도 하다.

문제는 팀 내 간판타자 최정이다. 지난 11~13일 인천에서 열렸던 롯데와의 3연전까지는 분위기가 최상이었다. 최정은 12일 인천 롯데전에서 1-1로 맞선 연장 12회 무사 2루에서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경기를 끝낸 바 있다.

13일에도 최정의 활약은 계속됐다. 역시 10-10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출루한 뒤, 노수광과 정진기의 연속안타로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역시 끝내기 결승점의 주인공이 된 것.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괜찮았다. 문제는 대전 원정에서 시작됐다. 3연전 기간 내내 단 한 차례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던 것.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 기간 3볼넷을 얻어내 출루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팀 내 홈런(5개) 공동 선두의 자존심은 구겨졌다.

하지만 오는 18일부터 SK가 안방인 인천으로 돌아와 넥센과 주중 3연전을 치른다는 점은 최정에게 나름 호재가 될 전망. 비록 시즌 초반인 탓에 표본은 적지만 최정은 안방에서 유독 강했다.

최정은 올시즌 홈에서만 타율 3할5푼5리(31타수 11안타), 4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17일 현재까지 SK가 원정을 단 2차례만 떠났다는 것을 감안해야하나 최정의 원정 타율은 1할2푼5리(16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안방과는 분명 극명하게 갈리는 성적이다.

안방에서의 타격 성적 뿐 만 아니라 18일 상대 선발 투수와의 상대 전적 역시 최정에게 힘을 실어준다.

넥센은 18일 선발 투수로 ‘5선발’ 오주원을 예고했다. 올시즌부터 구원 투수 오주원은 올시즌 2차례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 중이다. 최근 기세가 썩 좋은 상황은 분명 아니다. 여기에 최정은 지난 2013년 이후 오주원을 상대로 타율 7할5푼(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SK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 기록이기도 하다. 오주원이 줄곧 불펜으로 활약했던 탓에 표본은 다소 적지만 이정도면 오주원 천적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

분명 최근 대전 원정 3연전에서는 부진했다. 그러나 안방이라는 호재가 찾아온 만큼, 최정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안방에서 5연승 초석을 직접 다졌던 최정이 원정에서의 안 좋은 기억을 털어내고 팀에 6연승를 안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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