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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맞으면 명장, 틀리면 역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자리가 감독이다. 100% 맞출 수는 없지만, 아무 의미 없이 기용할 순 없다. 김기태 감독의 감이 이날은 적중했다.

KIA는 12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임기영의 5이닝 3실점(1자책) 호투와 팀 타선의 활약을 앞세워 8-4로 승리를 거뒀다.

양 팀 모두 수비 실책이 곁들여지면서 3회에 서로 2점씩 내줬다. 그리고 4회, 두산은 1사 3루에서 허경민의 내야땅볼이 나오는 사이에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4-3으로 역전했다.

한 점차 승부였다.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KIA는 상대 선발 함덕주가 내려가고 6회부터 김승회가 올라오자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다.

눈야구에 나름 도가 튼 나지완이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했다. 6번 안치홍이 깔끔한 좌전 안타를 쳐내며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이명기가 두 번의 번트를 시도, 주자를 보내려 했는데 이게 실패했다.

삼진을 당하며 1사 1, 2루가 됐다. 이어 8번 김주형이 나왔다. 김승회의 빠른 직구 2개가 그대로 들어왔다. 가만히 지켜봤다. 불리한 볼카운트였다. 근데 김승회가 알아서 볼을 던졌다.

김주형도 잘 골라면서 볼넷으로 출루,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는 망설일 필요가 없다. 9번 포수 김민식의 타석에서 대타를 기용했다. 누구일까?

김기태 감독은 의외의 카드를 꺼냈다. 서동욱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신종길이었다. 장타력으로 보면 서동욱이 신종길보다는 우위에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의 판단이 이해가 간다. 현재 페이스를 놓고 보면 서동욱보다는 신종길이 더 낫다.

신종길은 올해 5경기에 나와 9타수 3안타 타율3할3푼3리를 기록 중이지만, 서동욱은 9경기에 나와 26타수 5안타 타율1할9푼2리다. 기록이 전부는 아니지만 김기태 감독은 고민 끝에 신종길을 선택했다.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1구는 볼이었다. 2구는 파울로 걷어냈다. 3구는 다시 볼이었다. 상대 김승회가 알아서 흔들렸다. 그리고 4구째 공이 왔다.

신종길이 몸 쪽으로 방망이를 바짝 붙여 당겨쳤다. 배트가 부러졌지만 신종길이 이를 악물고 쳐냈다. 이 타구가 상대 1루수 오재일의 옆을 스쳐 지나가며 2타점 적시타가 됐다.

두 명의 주자가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2-3에서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김기태 감독의 감이 제대로 들어맞았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도 1번 버나디나가 희생타를 쳐냈다.

그렇게 5-3으로 달아난 KIA였다. 이후 KIA 타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 맹타를 과시하며 8-4로 승리를 챙겼다.

현재의 기록을 놓고 보면 신종길이 우위에 있긴 하지만 시즌이 시작하기 전, 우익수와 2루를 모두 뛸 수 있는 서동욱이 백업 선수 가운데서는 가장 앞서있다는 판단이 많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중요한 순간, 신종길에게 기회를 줬고 신종길 역시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작심하고 달려들었다. 적중도 했지만 두 선수 모두에게 긴장을 주는 기용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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