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친정팀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고 해도 프로라면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곳으로 가서 뛰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LG는 고민이 많았다. 작년에 4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4년간 3차례나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이제 강팀으로 도약할 시기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 지붕 라이벌인 두산이 장원준을 롯데에서 데려오며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부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룸메이트가 승승장구 잘 나가는데 LG도 배가 아플 수 밖에 없다.

결단을 내렸고 과감하게 투자했다. 우규민을 삼성으로 보냈지만 역으로 4년 95억이라는 투수 역대 최다 금액을 주고 좌완 차우찬을 데려왔다.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에다가 좌완, 그리고 선발과 중간, 마무리까지 보직을 가리지 않고 폭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차우찬 카드는 LG에게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지난 3월에 종료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 소속팀을 바꾸고 난 후에 정상적인 스프링캠프는 소화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몸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가벼운 발목 부상으로 인해 무리하지 않고 시범경기는 1경기만 나섰다. SK와의 경기였고 4.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를 펼쳤다.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팀 상황이 생각만큼 풀리지 않고 있다. 우선 1선발 외인 허프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결장에 들어갔다. 4월 말, 혹은 5월이 되어야 돌아온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거기에 작년에 28세이브를 기록했던 마무리 임정우 역시 WBC 국가대표팀 합류로 인해 급하게 몸을 만들다가 어깨에 탈이 났다. 그 역시 복귀에 좀 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넥센과의 개막 3연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불펜 필승조의 핵심이었던 이동현이 옆구리 부상을 입으며 3주 이상 회복에 들어가야 한다. 스멀스멀 마운드에 좋지 않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차우찬이 4일 열리는 홈 개막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연승을 이어간다면 LG 입장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무엇보다 양상문 감독이 차우찬을 홈 개막전에 굳이 선발로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유별하게 잠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차우찬이다. 잠실 통산 성적은 51경기 출전에 평균자책점 3.92다. 최근 3년간 치른 5경기에서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9다.

하지만 상대는 삼성이다. 고향팀이다. 그런데 차우찬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빨리 만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프, 소사, 류제국에 이어 차우찬이 얼마나 제 몫을 해주고 불펜진에 부담을 덜어주느냐에 따라 올해 LG의 성적은 크게 좌지우지 될 수 있다. LG 유니폼을 입은 차우찬의 첫 정규시즌 데뷔전이 기대가 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