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희수.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이재현 기자] 지난 2016시즌 SK의 필승마무리로 자리매김했던 좌완 투수 박희수가 직전 경기만큼이나 이번에도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SK는 22일 오후 1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2017 KBO 시범경기에서 7-7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SK는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6-6으로 맞선 8회말 김동엽의 적시타로 한 점을 앞서 나갔기 때문. 9회초 공격만 무실점으로 버텨냈다면 승리는 SK의 몫이었다.

승부처에서 SK는 지난 시즌 26세이브에 빛나는 필승 마무리 박희수를 꺼내들었다. 박희수는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SK는 그의 경험을 믿었다. 그러나 신승을 원했던 SK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박희수는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단순히 실점을 내준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정말 중요한 문제는 박희수의 특기인 제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특히 9회초 선두타자 국해성에게 내준 홈런이 뼈아팠다. 가운데로 몰린 3구째 시속 135km짜리 직구는 국해성의 먹잇감에 불과했다. 비록 두산의 주전 외야수는 아니었지만 클러치 능력만큼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국해성이었다. 그는 박희수의 밋밋한 직구를 그대로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비거리가 120m에 달했을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였다.

경기는 다행히 무승부로 막을 내렸지만, 박희수가 2사 만루의 위기에서 간신히 탈출했던 만큼 불안감만큼은 지워낼 수 없었다. 등판 할 때마다 불안함을 노출했던 박희수의 모습은 우완 투수 서진용을 앞세워 마무리의 세대교체를 지적하고 나선 일각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실제로 서진용은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총 3차례의 시범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1홀드를 기록했다. 특히 3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단 1실점도 내주지 않았던 탓에 그의 평균자책점은 ‘0’이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주무기인 서진용은 기교파인 박희수와 달리 구위로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1일만 하더라도 힐만 감독은 여전히 박희수를 향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지난 21일 인천 두산전을 앞두고 힐만 감독은 “박희수를 필승 마무리로 두고 시즌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여의치 않을 경우, 서진용을 마무리 투수로 사용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서진용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1번 옵션은 박희수였던 것.

하지만 박희수가 허무하게 승리를 날려버린 22일 인천 두산전이 끝난 뒤에도 힐만 감독의 신뢰가 계속 될지는 미지수다. 힐만 감독은 가장 이상적인 마무리 투수의 상으로 ‘강속구 투수’를 꼽았던 전례도 있다. 그가 정규시즌을 앞두고 필승 마무리 투수의 변화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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