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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kt는 상대가 강할 때, 나서지 않았다. 대신 상대가 움츠러든 그 순간을 놓치지 않다. 패했지만 그래도 좋은 경기력을 보인 kt다.

kt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 5-7로 패했다. kt의 시범경기 첫 패배였다.

하지만 7번의 경기에서 6승 1무 1패다. 여전히 리그 1위다. 시범경기에서 잔뜩 이겨봐야 무슨 소용이 있냐는 성토도 있지만, 다른 팀과 kt의 사정은 다르다.

우선 꼴찌를 2년 연속 했다. 약팀이라는 인식이 선수들의 머리 속에 담겨있다. 이는 다른 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kt는 그저 쉬어가는 타순, 쉬어가는 팀의 느낌이 강했다.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강해질 수 있을리 없다. 하지만 새롭게 부임한 김진욱 감독은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리며 선수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그는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각 포지션마다 백업 선수들이 모두 위치해있다. 작년과 비교해 강해진 것은 사실이다"며 kt를 향한 무한 긍정 에너지를 발산 중이다.

감독의 신뢰와 칭찬은 선수들의 사기를 올리는데 가장 좋은 특효약 중 하나다. 그렇게 계속 승리를 거두면서 자신감이 하나 둘 더해지고 지금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날 LG와의 경기가 그랬다. 3회까지 상대 류제국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류제국은 kt에 강했던 선수다. 작년에 1경기에 나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 역시 kt에 약하지 않다. 10승 6패로 LG가 상대전적에서 앞선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상대 류제국이 잠깐의 빈틈을 보이자 kt의 타선이 제대로 덤벼들었다.

2사 이후의 집중력이 류제국을 확실하게 흔들었다. 장성우와 김동욱의 볼넷, 그리고 윤요섭의 좌익수 옆 적시타가 효시였다.

그리고 정현이 2사 2, 3루에서 2타점 적시타까지 쳐내며 류제국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포수 이해창이 몸에 맞는 볼로 나갔다. 2사 1, 2루에서 7번 정현이 3루타를 쳐내며 주자를 싹쓸이 했다.

팽팽했던 0-0의 긴장감이 순식간에 5-0으로 벌어졌다. 상대가 볼넷과 사구로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은 kt의 하위타선이 류제국을 제대로 공략한 셈이 됐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테스트다. 류제국이 자신의 투구를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kt는 승리가 필요했다.

승리는 곧 자신감이다. 이는 선수들에게 누구를 만나도 승리할 수 있다는 'DNA'로 이들의 머리 속에 박히게 된다.

이미 삼성, KIA, 한화에 이어 LG를 상대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이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kt는 승승장구 레이스를 통해 꼴찌의 비참한 모습을 벗어버리고 탈바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kt 마운드의 평균자책점은 2.29였다. 리그 1위다. 실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는 것은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인다는 말로 이어진다. 실책이 단 4개 뿐이다. 리그 공동 1위다.

타선 역시 2할9푼3리로 10개 팀 가운데 리그 1위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과는 다르다는 인상을 심어야 kt가 산다. 이날은 아쉽게 졌지만 그대로 잘해내고 있는 kt다. 봄야구의 시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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