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8-8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롯데는 뒷심에서 또 한 번 아쉬움을 남겨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하지만 선발 박세웅(4.1이닝 무실점)의 호투 외에도 타자들의 빠른 발이 돋보이며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1회초 선취점을 뽑는 과정부터 달리는 야구가 빛을 봤다. 비록 선두타자 전준우가 우중간 안타 이후 신재영의 견제에 걸렸지만 아쉬움도 잠시 뿐이었다. 번즈가 재차 중전 안타를 때려낸 뒤 2루 도루를 성공시켰으며, 김대우가 볼넷을 골라낸 뒤 2명의 주자가 이중도루를 시도했다. 결국 상대 포수의 악송구를 이끌어내면서 번즈가 홈을 밟았다.
2회 추가점 역시 빠른 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두타자 김문호가 중견수 오른편을 가르는 타구를 만들어냈고, 2루를 돌아 3루까지 안착하면서 단숨에 무사 3루를 만들었다. 결국 오승택의 적시타로 2-0을 만든 롯데는 이후에도 김상호가 2루 도루를 성공시킨 가운데 전준우의 중전 안타를 앞세워 또 한 번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문호와 오승택은 6회에도 동일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2사 후 김문호가 또 한 번 우익수 오른편에 떨어지는 타구를 쏘아 올리며 3루를 밟았고, 오승택이 좌전 안타를 때려낸 것. 또한 오승택은 안타 이후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이 과정에서 또 한 번 넥센의 실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6회말 넥센이 3점을 뽑아내며 1점 차까지 쫓겼지만 롯데는 7회초 달아나는 득점마저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통해 만들었다. 선두타자 김민수의 볼넷을 시작으로 이우민, 번즈가 나란히 중전 안타와 행운의 우전 안타를 기록했는데 주자가 모두 두 베이스씩을 진루하면서 넥센을 뒤흔들었다. 롯데는 9회에도 이우민-번즈가 연속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는 등 마지막까지 매섭게 공격을 몰아쳤다.
롯데는 전날 경기에서도 번즈가 빠른 판단과 주력을 뽐내는 등 올시즌에도 달리는 야구에 대한 정교함을 점차 완성해나가고 있다. 조원우 감독 역시 “뛸 선수는 보다 과감하게 뛰어줄 필요가 있다”며 선수들의 적극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이미 지난 시즌에도 롯데는 도루 145개(2위), 도루 성공률 69.4%(2위)의 좋은 기록을 남겼다. 이대호가 가세한 상황에서 기존의 장점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면 타선에서 보다 확실한 시너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