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제공
[스포츠한국 고척=박대웅 기자] 롯데 번즈(27)가 본인만의 스타일대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는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6-7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14일 SK와의 첫 시범경기 이후 6경기 만에 아쉬운 패배를 떠안으며 시범경기 성적 4승2패1무가 됐다.

비록 뒷심 싸움에서 밀려 승리를 놓쳤지만 번즈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는 이번 경기에서도 빛났다.

선발 2번 2루수로 출전한 번즈는 1회초 첫 타석에서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손아섭의 볼넷 때 2루를 밟았으며 결국 김문호의 우익선상 2루타가 터지면서 홈에 안착했다.

여기까지는 평범했다. 번즈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시기는 2-2로 맞선 5회초였다. 선두타자로 나선 번즈는 넥센 두 번째 투수 금민철을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는 우익수 대니돈이 원바운드 된 공을 잡은 뒤 잠깐의 방심하는 틈을 노렸고, 그대로 과감하게 2루까지 질주해 기어이 2루타를 완성시키는데 성공했다.

무사 2루의 밥상을 차린 번즈는 손아섭의 3루수 땅볼 때 3루까지 안착했으며, 김상호의 2루수 땅볼 때에는 또 한 번의 득점에 성공했다. 전진 수비하고 있던 서건창이 지체 없이 홈 승부를 택했지만 번즈의 스타트 및 주력이 워낙 빨랐고, 결국 팀이 다시 앞서나가는 득점을 만들어냈다.

6회말 수비에서 김동한에게 2루수 자리를 다소 일찍 넘겼으나 이처럼 번즈는 두 차례 출루를 기록한 뒤 모두 홈에 안착하며 테이블 세터로서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냈다.

사실 번즈는 시범경기 초반 타격감이 썩 좋지 못했다. SK와의 2연전을 비롯해 16일 두산전까지 9타수 무안타에 그쳐 롯데 팬들의 애를 태웠다.

그러나 번즈는 18일 LG전부터 반등의 날개를 폈다.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2타점 3득점 1도루 1사구까지 보태며 롯데의 공격을 전면에서 이끌었다.

당시에도 번즈는 1회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때려낸 뒤 과감하게 2루 도루를 시도해 LG 선발 김대현을 뒤흔들었고, 오승택의 우익수 플라이 때는 3루까지 태그업했다. 또한 2회에도 좌익수 왼편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리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두 차례 출루 모두 이대호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으며, 3회에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오승택의 타석 때 1루수 플라이 타구 처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결국 이번에는 김대우의 우중간 안타를 통해서 득점을 추가했다.

이처럼 과감한 판단과 주력을 앞세워 부진을 씻어낸 번즈는 다음 경기에서도 2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고, 넥센을 상대로 또 한 번 존재감을 발휘했다.

지난 1월 롯데와 계약한 번즈는 보너스 5만 달러를 포함해 계약금 총액이 6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책임질 수 있는 뛰어난 수비, 주루 능력 등을 높게 평가 받았고 실제 이러한 기대치를 서서히 충족시켜 나가고 있다. 타율과 출루율만 좀 더 끌어올린다면 공격에서의 위력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다. 지난해 팀 도루 2위에 올랐던 롯데의 발야구에도 한층 더 힘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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