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단.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이재현 기자] SK가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연달아 노출하면서, 힐만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SK는 21일 오후 1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7 KBO 시범경기에서 4-6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 SK의 패인은 역시 5회초 김재호에게 내준 결승 투런포가 가장 결정적이었다. SK는 5회를 기점으로 스스로 무너지며 패배를 자초했다.

물론 시범경기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욱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타선은 나름 제 몫을 다했지만, 문제는 수비였다.

이날 SK의 선발 투수 다이아몬드는 3회에만 3점을 내주고 3이닝 3실점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과 마주해야 했다. 물론 3회 들어 그의 제구가 흔들렸던 것이 사실이지만, 3회에 나온 두 차례의 수비 실수가 너무도 뼈아팠다.

SK가 2-0으로 앞선 3회초 두산의 선두타자 최재훈은 3루수 방면으로 흐르는 평범한 내야 땅볼에 그쳤다. 문제는 타구를 쫓던 다이아몬드와 3루수 최정이 서로 타구 처리를 미루면서 송구 시점이 크게 늦어졌다는 점이었다. 뒤늦게 최정이 공을 잡아 1루에 송구했지만 최재훈이 1루에 도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최재훈이 준족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였기에 이 때의 실책성 수비는 더욱 큰 아쉬움을 자아냈다.

실책성 수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최주환은 좌익수 방향으로 뜬공을 날렸다. 날카로운 타구는 아니었기에 충분히 뜬공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좌익수 정진기는 자신의 글러브 뒤로 타구를 빠뜨렸다.

결국 이는 1타점 적시타로 연결됐고, 다이아몬드가 평정심을 잃어갔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낙구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채 달려오면서 타구를 잡아내려고 했던 정진기의 미숙한 수비 동작이 화를 불렀다.

4-5로 끌려가던 6회초에도 SK 외야수비의 허술함이 눈에 띄었다. 6회초 2사 2루에서 최주환은 임준혁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으로 향하는 뜬공을 때려냈다. 타구가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에게 향했던 탓에, SK는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짓는 듯했다. 그러나 김강민 마저 다소 허무하게 글러브에서 공을 놓쳤고, 그렇게 두산 2루 주자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역전을 위해선 한 점 한 점이 소중했던 SK였기에 6회의 1실점이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컸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을 정도로 KBO리그 내 알아주는 강팀이다.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단단함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여전한 팀이 바로 두산이다. 이미 짜임새를 갖춘 팀인데, 상대가 빈틈까지 보였으니 이날 경기 두산의 승리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힐만 감독은 “타율이 조금 낮더라도 수비를 잘하는 야수를 선발로 기용하고 싶다”며 “각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투수의 투구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수비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SK 야수들이 3회에 보여줬던 두 차례의 수비 실수는 힐만 감독의 경기 전 발언을 무색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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