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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고척=박대웅 기자] 넥센 오설리반(30)이 1선발 경쟁에서 한 발 밀려나는 모양새다.

오설리반은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3이닝 비자책 2실점을 기록한 뒤 역할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넥센과 계약을 체결한 오설리반은 구단 역대 최고 대우인 11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지만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에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주니치 드래곤즈전 1이닝 4실점에 이어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도 2이닝 4실점에 그친 것.

지난 15일 NC와의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는 앞선 부진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는 듯 했다. 4이닝 동안 총 53개의 공을 던지며 단 2피안타 1사구를 기록했을 뿐 3탈삼진 비자책 1실점호투를 펼쳐 몸상태가 올라왔음을 알렸다.

장정석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일본에서는 오설리반의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다. 디딤발 문제로 공을 제대로 놓지 못했다. 하지만 마산에서는 괜찮았고, 아직 100%를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오설리반은 이번에도 확실한 존재감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총 78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최고 시속 149km에 이르는 묵직한 직구 및 다양한 변화구(커터, 커브, 체인지업, 투심)를 통해 탈삼진 5개를 솎아낸 것은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4피안타 2볼넷을 허용한 가운데 스트라이크-볼넷 비율(48개-30개) 및 이로 인한 투구수 관리에서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었다.

1회초 출발은 불안했다.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내야안타 및 2루 도루를 내리 허용한 오설리반은 번즈마저 3루수 김민성의 실책으로 내보냈다. 이후 손아섭에게도 볼넷을 던져 시작과 함께 무사 만루에 몰렸다.

이대호와 최준석을 나란히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고비를 벗어나는 듯 했지만 김문호를 넘지 못했다. 우익선상을 가르는 2루타가 터지면서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2회 들어 오설리반은 1사 후 문규현에게만 우전 안타를 내줬을 뿐 이번에는 탈삼진 1개를 포함해 아웃카운트 3개를 비교적 깔끔하게 잡아냈다. 3회 역시 이대호와 김문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단 1피안타로 롯데 타선을 묶었다.

오설리반은 4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마무리가 다소 아쉬웠다. 신본기와 8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에 볼넷을 던졌고, 이후 금민철에게 공을 넘긴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금민철이 나종덕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문규현을 병살타, 전준우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면서 오설리반의 실점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한편 경기 전 장정석 감독은 개막전 선발을 확실히 정하지는 않았으나 LG에게 강한 면모를 드러냈던 밴헤켄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발언을 남겼다. 오설리반이 보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이끌어줄 필요가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물음표를 확실하게 지우지 못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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