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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이다. 행정부에서 아무리 좋은 경제 법안을 만들어도 의회에서 통과시켜 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프로야구 1,2군도 동전의 양면이다. 1군만 있고 2군이 없으면 동전은 반쪽이다. 동전이 반쪽이면 불법주화여서 유통시키면 법에 저촉된다.

1,2군이 잘 소통돼야 강팀이 된다는 건, 프로야구를 웬만큼 아는 팬이라면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상식이 통하지 않는 구단이 있으니….

보도에 따르면, 한화 퓨처스 최계훈 감독은 일본 고치 캠프의 훈련 상황을 보고하려고 김성근 감독에게 여러 차례 전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나 김 감독의 응답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한화 김성근 감독.
누구나 ‘부재중 전화’라는 메시지가 뜨면 궁금해서 콜백을 하기 마련이다. 김 감독이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은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 때문이다. 한화 선수단, 프런트라면 1,2군 코칭스태프와 선수, 구단 임직원의 전화번호를 모두 입력해놓고 있다(타구단도 마찬가지지만). 그래서 전화가 오면 이름이 뜨기 때문에 받기 마련이다.

김성근 감독이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은 ‘최계훈’이라는 이름이 떴기 때문이다. 2군 상황을 알고 싶지도 않고 궁금하지 않아 수신을 하지 않은 것. 김성근 감독은 얼마전 기자의 질문에 “(2군에 있는) 최진행과 김경언이 뭐하는지 모른다. 소문으로만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군 감독으로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주전중의 주전인 정근우와 이용규가 각각 무릎과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상태에서 ‘확실한 1군 요원’인 최진행과 김경언이 어떤 상태인지 모르고, 게다가 알고 싶지도 않다는 것은 ‘블랙 코미디’다. 아니, 서글픈 현실이다.

왜 한화는 ‘한지붕 두가족’이 됐을까? 지난해말, 박종훈 전 LG감독이 파격적으로 단장에 취임하면서 1군은 김성근감독, 2군 육성은 박단장이 책임지고 운영하기로 교통정리가 됐기 때문이다.

박 단장은 1980년대 중반 OB 선수시절, 김성근 감독의 제자였다. 그래서 김 감독은 박 단장이 온 걸 처음엔 반겼다. 하지만 곧 자신을 견제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포석임을 알고는 사이가 완전히 갈라졌다. 그게 전력 누수로 이어지고 있는 것.

‘한지붕 두가족’은 나쁘게 말하면 ‘콩가루 집안’이다. 집안 어른들의 사이가 안 좋으면 자식들간 불화를 일으키기 마련이고 결국엔 집안이 풍비박산날수 있다.

한화는 10개 구단중 주전들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다. 거기에다 주전과 백업의 실력차가 가장 커 1,2군의 원활한 교류가 어느 팀보다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있으니 한화 팬들의 가슴은 얼마나 타들어갈까?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kt는 신임 김진욱 감독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팀 분위기가 확 살아나 시범경기에서 5연승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2군 전력이 약하고 2군 훈련장이 승용차로 편도 약 세시간 거리인 전북 익산에 있다는 게 전력 상승의 걸림돌이다.
  • 시범경기를 앞두고 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인사하는 kt 김진욱 감독(오른쪽)과 KIA 김기태 감독.
kt외 9개 구단은 2군 훈련장이 홈구장에서 1시간내 거리에 있어 1군 요원이 부상당할 경우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kt는 1군 합류가 다른 구단보다 한 경기 늦을 수 있다. 지난해 시즌중, 늦어도 종료후 경기도 여주, 이천쪽에 2군 훈련장을 마련했다면, 1군의 든든한 백업이 가능했을 것이다.

1군이라도 누구나 2군으로 내려갈 수 있는데, 2군 훈련장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귀양간다’는 느낌이 들수 있다. 가족들하고도 격리가 된다면 훈련 열정이 식을수 있고, 김상현처럼 딴짓거리를 할수 있다.

두산이 2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따낸 배경에는 30년에 걸친 꾸준한 2군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LG도 최근 4강 전력을 유지하는 것은 1000억원이 넘는 투자로 멋진 2군 훈련장과 호텔급 숙소를 운영하는 덕분이다.

사실은 삼성이 가장 먼저 2군 육성에 힘을 기울였는데, 재작년까지 줄곧 정상권에 자리잡은 것은 2군 투자의 결실이었다. 지난해부터 갑자기 전력이 하락한 것은 2군 선수의 육성 및 지원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리가 유유히 호수를 노니는 것은 물밑에서 갈퀴질을 엄청 열심히 하는 덕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갈퀴질, 이것이 2군의 힘이다.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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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3/20 10:40:50   수정시간 : 2017/03/20 10: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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