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버나디나.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KIA의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가 SK와의 2연전에서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KIA는 19일 오후 1시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2017 KBO 시범경기에서 4-7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KIA는 비록 패했지만 KIA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3출루 경기에 성공한 버나디나만큼은 빛났다. 이날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1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사실 버나디나는 지난 14일 광주 두산전을 시작으로 총 3차례의 시범 경기에서 부진했다. 두산과의 2연전서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그는 광주 kt전에서 3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어렵사리 자존심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SK전을 시작으로 완벽하게 반등에 성공한 모양새다. 지난 18일 광주 SK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던 그는 19일 역시 SK를 상대로 안타에 성공했다. 이로써 시범경기 기간 3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한 그다.

지난 18일 경기에서는 방망이가 빛났다면 이날 경기에서든 방망이 보다는 선구안과 주루에서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매 출루 때마다 공격적인 주루로, SK의 야수들은 물론 투수들을 긴장시켰다.

1회부터 윤희상과 8구째 승부를 펼치며 결국 볼넷을 얻어낸 버나디나는 이후 자신의 빠른 발을 적극 활용했다. 0-0으로 맞선 1회말 무사 1루에서 우익수 뒤편으로 빠진 노수광의 안타를 확인한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홈으로 내달렸다.

무사 상황이었고, 노수광 역시 2루에 멈췄기에 버나디나는 3루에 멈춰도 무방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택했다면 무사 2,3루가 나아보였다. 하지만 버나디나는 그대로 홈 승부를 택했다.

다소 예상치 못한 공격적 주루 플레이에 SK 야수들은 당황한 눈치였다. 그 사이 버나디나는 빠른 발을 자랑하며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버나디나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은 판단이었다. 후속타가 불발되면서 KIA는 노수광이 김주찬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추가 득점을 올렸다는 데 만족해야 했기 때문. 자칫 1득점에 그칠 수도 있었던 1회 공격에서 KIA가 2점을 냈던 것은 버나디나의 빠른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버나디나는 3회에도 빠른 판단력과 준족을 동시에 과시했다. 그는 2-0으로 앞선 3회말 1사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내고 출루했다. 이 때 SK의 중견수 정진기는 그라운드에 떨어진 버나디나의 타구를 제대로 낚아채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우익수 정의윤이 곧장 공을 주워 2루에 송구했지만 버나디나는 작은 틈조차 놓치지 않았다. 재빨리 내달려 2루까지 안착한 것.

후속타자 노수광의 깊은 중견수 뜬공을 틈타, 3루까지 내달린 버나디나는 추가 득점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다만 김주찬이 허무한 내야 뜬공으로 돌아서면서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6회에도 출루에 성공한 그다. SK의 김태훈을 상대로 6구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낸 것. 출루 이후 대주자 이호신과 교체돼 경기를 일찌감치 마감했지만 리드오프에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보여준 그였다. 17일 광주 kt전은 전초전에 불과했다. SK와의 2연전을 통해 한국야구에 눈을 뜬 버나디나는 새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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