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제공
[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선수들이 부상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직 춥다보니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확실히 해줘야 합니다."

김기태 감독 혼자 만의 생각은 아니다. 10개 구단 사령탑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문제다. 시범경기에서 주전급 선수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다.

KIA는 15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두 번째 시범경기를 치른다. 전날 KIA는 타선과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7-4로 승리를 거뒀다.

올해 KIA는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 있던 전력에서 손실이 없다. 왼손 에이스 양현종이 1년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거기에 타선에는 4년 100억원을 받고 삼성에서 KIA로 온 최형우가 있다. 두 선수의 정상적인 합류는 KIA에 있어 큰 힘이 된다.

최형우는 전날 곧바로 선발 4번 겸 좌익수로 나섰고 2회 상대 니퍼트의 초구인 141km짜리 직구를 그대로 공략, 비거리 120m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양현종은 급하게 경기에 나서는 대신에 다음 주에 불펜 피칭에 다시 돌입, 어깨 상태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하지만 주전급 선수로만 야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상 선수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며 그 뒤를 탄탄하게 메울 수 있는 백업 선수들의 확보가 중요하다.

시범경기가 열리는 3월은 아직 춥다. 바람도 쌀쌀하다. 전날 오후 1시, 광주의 기온은 11도였다. 해가 뜬 맑은 날씨였지만 선수들은 강하게 부는 바람에 장갑도 끼고 점퍼도 입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은 매우 좋다"며 "12번의 시범경기를 치르는 사이,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개막전에 맞춰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전급 선수들의 몸 상태 역시 고려했다. 투입 방식도 나름 순차적으로 계획을 세웠다. 무작정 시범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닌, 선수들의 몸 상태와 페이스 조절을 우선적으로 택했다.

김 감독은 "전날 주전으로 나간 선수들의 경우, 다음 날에는 벤치에서 대기한다. 그리고 전날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은 다음날 선발로 나서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며 운용 방안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전날 몸 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못한 이범호의 경우, 선발에서 빠졌다. 대신 3루수 자리에 김주형이 나섰고 2번으로 서동욱이 타석에 들어서기도 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가서도 평가전을 통해 계속 경기를 했다. 야수들 역시 타석에서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가서 수비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6이닝 정도를 뛰게 한 뒤, 조금씩 늘려나갈 생각이다. 야수진의 밑바탕 역시 대충 그려진 상황이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전날 KIA는 좌익수 최형우, 중견수 버나디나, 우익수 김주찬으로 외야수을 투입했다. 사실상 이 멤버가 주전 외야 라인이다.

내야 역시 3루에 있는 이범호가 돌아온다면 유격수 김선빈, 2루수 안치홍에 이어 1루수 자리를 놓고 김주형과 서동욱이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감안, 적절한 경기 출전으로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면서 이들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있다. 거기에 젊은 선수들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주며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전날 역시 시작은 주전 라인업을 가동했지만 6회 이후, 5번 겸 지명타자 나지완을 제외하면 좌익수 김석환, 중견수 노수광, 우익수 이준호를 시작으로 3루수 최원준, 유격수 최병연, 2루수 홍재호, 1루수 이인행까지 대거 선수를 교체했다.

젊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 이후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KIA는 큰 무리 없이 7-4, 승리를 지켰다. 배려와 경쟁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KIA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팀 전력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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