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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만날 때마다 피 튀는 승부다. 이제 첫 시범경기가 열렸을 뿐이지만 정규시즌을 방불케 하는 승부욕이 드러났다.

한화와 LG는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년 첫 시범경기에서 9-9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LG는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책임졌던 허프, 한화는 풀타임 10년의 메이저리거 비야누에바를 나란히 선발투수로 앞세웠다. 1회 나란히 실점을 내주긴 했으나 두 투수는 이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고 3회까지 팽팽한 균형이 유지됐다.

4회부터는 승기가 LG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모습이었다. 박용택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한화 두 번째 투수 정재원의 제구 난조가 찾아오면서 LG가 사구 밀어내기로 다시 1점을 추가했고, 2사 만루에서는 대타 이형종이 중앙 펜스에 맞고 떨어지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내며 주자 3명을 모두 쓸어 담았다. 6회에도 LG는 손주인의 적시타와 이형종의 솔로 홈런을 묶어 2점을 달아났고, 어느덧 격차는 7점까지 크게 벌어졌다.

하지만 한화도 ‘마리한화’ 야구를 시범경기부터 선보이며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6회말 이번에는 LG 투수 고우석의 제구가 흔들린 틈을 타 무사 만루를 만들어낸 한화는 상대 폭투 및 이성열의 1루수 땅볼 등을 묶어 2점을 따라붙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한화는 7회에도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매섭게 추격전을 펼쳤고, 로사리오의 적시타에 힘입어 1점 차로 턱밑까지 LG를 압박하는데 성공했다.

LG가 9회 최재원의 중전 안타로 3루 주자 강승호를 불러들이며 한화의 추격 의지를 잠재우는 듯 했으나 한화는 9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신성현이 극적인 2타점 적시 2루타를 폭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계속된 2사 2루에서 대타 오선진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연장전이 없는 시범경기에서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15일 재격돌을 기약했다.

LG와 한화는 최근 몇 년 동안 유독 혈투가 많았다. 2015년 4월 초 대전에서 열린 3연전에서는 모든 경기를 1점 차 진땀 승부(한화 2승1패)로 마쳤으며, 지난 시즌에도 잠실에서 열린 개막 2연전(3차전 우천 취소)이 또 한 번 나란히 1점 차 승부(LG 2승)로 끝났다. 당시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한 김성근 감독은 2016시즌의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 LG와의 개막 2연전을 꼽기도 했다.

지난해 두 팀은 총 16번의 맞대결에서 1점 차 승부만 무려 6회, 2점 이내 승부가 전체의 절반인 9회나 됐다. 최근 2년 간 맞대결 성적 역시 16승16패로 기싸움이 팽팽했다. 이날 시범경기로 2017년에도 변함없는 혈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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